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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위기 몰렸던 슈퍼마켓의 부활 |
'IMF 위기' 이후 대형 할인점에 밀려 한때 퇴출위기에 몰렸던 슈퍼마켓이 부활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에 밀려 대폭 감소했던 기업형 슈퍼마켓이 최근 주거지역 인접성, 신선식품 강화, 고급화 등으로 경쟁력을 회복하며 주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
대형마트의 출점이 더뎌지고 있는 데 반해 GS수퍼,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슈퍼업체들이 올해 공격적인 출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슈퍼업체들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택가에는 지하에 위치한 소형 슈퍼마켓들이 많았다.
하지만 1997년말 'IMF위기'가 터지며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할인점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하에 위치하고 취급 상품 수도 적었던 슈퍼마켓들이 대거 퇴출됐다.
슈퍼마켓 업계 1위였던 해태슈퍼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대형 슈퍼업체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하슈퍼들을 폐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IMF 위기 이후 약 10년 동안 대형 슈퍼업체들은 대형마트에 대응하며 다양한 시도를 벌였다"며 "이제 대형슈퍼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GS수퍼마켓은 대형 할인점에 대응해 지상 1층에 단독매장 형태의 대형슈퍼마켓 (SSM, Super Supermarket)으로 매장을 변화시켰다.
매장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리고, 매장의 규모도 할인점의 식품관 규모인 1천~1천500㎡(300~500평)정도로 넓히고, 주차장 시설을 갖추고, 신선식품도 강화했다.
최근 GS수퍼마켓은 새로운 컨셉의 '신선식품 전문 슈퍼'를 선보였다.
일반 도심에도 출점할 수 있도록 매장의 규모를 500~660㎡(150~200평)로 규모를 줄이고, 주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신선식품의 비중을 전체 상품의 60%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와인코너, 수입소스코너, 수입치즈코너, 유기농 웰빙상품 등의 수입매장과 친환경코너를 일반 슈퍼보다 30% 이상 넓혔다.
롯데슈퍼는 주상복합 및 도심에 적합한 '마이슈퍼'의 출점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슈퍼는 매장 크기가 495~660㎡ 정도로 기존 대형슈퍼마켓보다는 작고, 편의점보다는 큰 형태다.
주부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도 슈퍼의 부활에 한몫하고 있다.
주차와 쇼핑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필요이상의 상품을 충동구매하기 쉬운 대형마트보다 집근처 슈퍼에서 필요한 상품만 구매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GS리테일이 자사의 GS마트와 GS수퍼마켓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부들은 할인점을 14일에 1번꼴로 방문하는 반면 슈퍼마켓은 3.5일에 1번씩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형 슈퍼마켓 업체들은 시장성이 커지고 있는 슈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 1위인 GS수퍼마켓은 올해 20여개를 추가로 출점해 매장수를 총 104개로 확대할 계획이고, 2위 롯데슈퍼도 지난해 79개에서 올해 100호점까지 늘릴 예정이다.
업계 3위 홈플러스는 슈퍼마켓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시험매장을 운영하면서 매장 확대를 검토중이다.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 매출이 7천800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한데 그쳤지만 올해는 8천700억원으로 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방 슈퍼마켓 업체 인수에 따라 지난해 매출이 5천600억원으로 33.3%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매출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한 8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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