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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31 20:17 수정 : 2008.04.01 01:57

한달 전 납품중단에 나섰던 일부 주물업체들이 대기업들로부터 거래 중단 같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경남 진해 마천주물조합 사장들이 3월 17일 진해시 웅동 진주교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납품중단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이다. 진해/연합뉴스

주물업체들 납품중단 뒤 ‘단가 인상’ 얻어냈지만…

주물업체서 제품받는 부품업체들
재료비 인상·단가인하 압박 ‘이중고’
“대기업-중기 힘겨루기땐 공멸할수도”

중소 주물업체들이 납품중단이라는 강수를 둔 이후 일부는 납품을 받는 대기업들에게 ‘괘씸죄’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물업체로부터 제품을 받는 부품업체들은 원가 부담과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박에 따른 갈등을 호소해 원-하청 구조에 속한 모든 기업들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주물공업협동조합의 서병문 이사장은 31일 “조선·공작기계·중장비 등 분야는 단가 협상이 타결됐지만, 자동차 쪽은 10곳 중 3~4곳만 단가 현실화가 된 상태”라며 “일부 업체는 대기업에 미움을 사서 거래 중단이나 물량 축소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물업체들은 1㎏당 조선은 240원, 공작기계 260원, 중장비 240원, 자동차 240원 선에서 단가 협상을 타결한 상태다. 그러나 주물 원재료비를 20% 인상해 ㎏당 80원 안팎을 올려준 현대차 및 관련 부품업체 쪽에 대해서는 지난해 인상분을 포함하더라도 ㎏당 100원 안팎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단가 인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지엠대우·르노삼성·쌍용차 등은 “신중히 검토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주물조합은 지금도 주물용 철스크랩(고철)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즉각적인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납품가격 일부 인상은 이뤄졌지만 앞날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 이사장은 “지엠대우 납품업체가 새 모델 개발 과정에서 소외되는가 하면, 삼성전자 쪽은 납품중단에 나선 업체들의 물량을 줄이고 다른 업체에 몰아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주물업체의 한 관계자도 “1~2곳에서는 수급기업이 금형을 회수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물조합은 회원사들의 피해 사례를 취합해 4월 초 발표할 계획이다.


납품단가 관련 집단행동 일지

주물제품을 납품받는 당사자들 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부품업체들의 모임인 자동차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납품단가 결정구조가 복잡해 다른 명목으로 단가를 깎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칫 주물 같은 소재업체와 완성차 양쪽에 끼여 고통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내장재를 만드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2년 전과 지난해 환율을 핑계로 각각 3~7%, 3~5%의 비용절감을 요구했고, 올해도 예년보다 많은 비용절감을 강요하고 있다”며 “재료비 상승을 인정받더라도 비용절감 명목의 단가인하를 요구하면 결국 헛일”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지엠대우도 올해 들어 계약서에 명시된 비용절감 이외에 부품업체에 추가적인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물업체들의 지난 한달간 협상과정은, 정부가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더라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실제 주물업체들이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인 경우 단가인상이 어렵지 않게 이뤄졌으나, 하도급 단계가 몇 단계에 걸쳐 있는 자동차산업의 일부 업종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주물조합의 허만형 전무는 “주물조합의 협상대상은 대형 주물업체나 가공회사들”이라며 “이들이 대기업의 단가조정 없이 자사가 부담을 지기는 힘들다고 버티는 경우가 많아 결국 현대차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대-중소기업 사이에 불공정한 거래가 여전한데다 납품구조도 복합적인 상황이라 원자재 값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쉽지 않다”며 “원자재 값 급등이라는 고통을 합리적으로 분담하지 못한 채 힘겨루기로 치닫게 되면 산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단가인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는 정률적으로 목표를 정하는 비용절감 협상은 없고 단지 상생을 위한 원가혁신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께 생산성 향상 결과가 나타나면 그 과실을 납품업체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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