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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31 20:29 수정 : 2008.03.31 20:29

포스코와 동부제철 냉연강판 가격추이

‘원료값 상승’ 냉연강판 이달 t당 10만원 올라
“인상폭 흡수 한계” 제조업체 수익성 악화 울상

철강재 가격 급등으로 4월이 대형 제조업체들에겐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 1일을 기준으로 자동차, 가전 등에 사용되는 고급 철강판인 냉연 제품의 가격이 15% 넘게 인상돼 제조업체들은 제조원가 상승을 흡수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국내 철강 가격 상승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해온 포스코마저 4월 안에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어서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현장에서는 자동차 등의 가격 인상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동부제철,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등 냉연 업체들은 1일을 기준으로 t당 10만원씩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동부제철은 t당 74만5100원에서 84만5100원으로, 유니온스틸은 t당 74만5천원에서 84만5천원으로 인상한다. 냉연 가격은 올해 초만해도 60만원 수준이었다. 올 들어서만 40% 넘게 폭등한 셈이다.

이런 가격 인상은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재의 기본 원료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5% 정도 올랐고 유연탄 가격은 200%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냉연강판을 만드는 기본 재료인 열연강판의 가격도 급등했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경우 국제 가격이 t당 800달러에 육박한다. 한 냉연업계 관계자는 “국제 열연강판 가격은 2년간 꾸준히 올랐는데 냉연강판 가격은 제자리를 유지하는 바람에 영업이익이 적자에 이르는 실정이었다”고 가격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의 가격 인상은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동시에 열연강판도 국내 냉연업계에 제공하면서 철강가격을 움직이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연간 단위로 원자재 계약을 하는 포스코는 지금까지는 원가 부담이 늘지 않아 가격 인상을 자제해 올 수 있었다. 포스코의 냉연 가격은 현재 국제 가격보다 30% 이상 낮은 t당 58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4월부터는 새로 계약한 원자재 가격이 적용되는 만큼 4월 안에 열연과 냉연 모두 t당 10만원이 넘는 가격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상하면 포스코로부터 자재를 제공받는 다른 철강업체들도 원가상승 압박을 받아 가격을 연쇄적으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자동차업계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는 것이 한계에 이른 탓이다. 현대차의 경우 원재료 구입비가 전체 차량 가격의 8% 수준인데 협력업체에도 부품 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려줘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하면 차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1일 더 오르는 가격을 보면 차량 가격을 100만원 이상 높여야 하는 수준”이라며 “새 모델도 아닌데 가격을 올리기도 불가능하고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후판 등의 자재 가격 인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모든 부서가 원가 절감 대책을 수립하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한 표준강재 등을 사용하는 등 총체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아직 여유가 있으나 철강 가격이 더 올라갈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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