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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31 21:45 수정 : 2008.04.01 13:29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 주요 내용

1단계 사모펀드·연기금 은행 대주주화 길 터
금융지주회사 제조업체 자회사로 둘 수 있게
이 대통령 “개혁 일시에 해서 국민이 체감케”

금융위, 금산분리 완화 밝혀

올해 하반기부터 사모펀드(PEF)가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 분리 원칙’이 허물어진다. 또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권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하는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돼 재벌들이 금융회사의 고객돈을 지렛대로 지배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금융의 신성장 동력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보고했다. 특히 금융위는 국제기업(글로벌 플레이어) 출현기반 마련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지주회사 제도 개선, 산업은행 민영화 등을 연내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산분리와 관련해 현재의 사전적 소유규제를 3단계에 걸쳐 풀겠다고 밝혔다. 1단계는 올해 안에 법을 고쳐 사모펀드와 연기금의 은행지분 보유 규제를 푸는 것이다. 현재 사모펀드의 경우 산업자본 출자비율이 10% 밑일 때만 금융자본으로 인정해 4% 은행 소유한도를 넘어설 수 있는데, 앞으로 산업자본 비율이 10%가 넘는 사모펀드도 은행지분을 4% 이상 소유할 수 있게 된다. 2단계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를 현재의 4%에서 상향조정하는데, 금융위는 10%선까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단계에서 소유규제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는 대신 사후감독 강화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은 “외국 사례를 볼 때 은행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지분이 10%를 넘는 경우는 별로 없고, 1단계와 2단계가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해, 여론 흐름에 따라 재벌의 ‘실질적 은행지배’가 1~2년 안에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또 금융지주회사에는 제조업체 등 비금융회사 지분을 5%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바꿔,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비금융 회사를 둘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예컨대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면서 금융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밖에 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은행 사업부문을 따로 떼내 내년부터 2012년까지 투자은행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서 금융산업 규제개혁과 관련해 “규제는 할 것만 하고 나머지는 풀어주라.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점진적인 변화는 안 된다. 개혁을 일시에 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날 성명을 내 “금산 분리 원칙 폐지 등은 재벌만을 위한 금융정책 방향을 천명한 것으로, 금융산업의 발전은커녕 시장질서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안창현 권태호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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