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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04 00:03 수정 : 2008.04.04 00:03

"올해는 무사히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예년과 달리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초 고병원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이 확인되자 지난 겨울 내내 AI 예방 활동을 펼쳐왔던 농림수산식품부와 검역원 등 방역 당국은 난감한 표정이다.

시기가 이례적인지라, 검역 당국은 철새를 통한 감염 뿐 아니라 농장 인부 등 사람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철새? 농장 인부?

지난 2006년 11월 22일부터 작년 3월 6일까지 김제.아산.천안.안성 등을 휩쓴 AI의 원인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5월 '겨울 철새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내린 바 있다.

당시 천안 등 AI 발생 지역 부근에 서식하는 철새에서 같은 혈청형(H5N1)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점, 2003년과 마찬가지로 약 1개월 간격으로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 같은 혈청형 AI가 발생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따라서 정부는 겨울 철새 도래 시기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를 'AI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축사 면적 300㎡ 이상의 닭.오리.칠면조 등 가금류 사육농가 5천 곳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철새 등의 분변을 수집,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역 기간이 끝나고 한달여가 지나서야 뒤늦게 AI가 발생함에 따라, 검역 당국 내부에서조차 원인에 대한 추정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농수산식품부 김창섭 동물방역팀장은 지난 2일 김제 AI 의심 사례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시기상 철새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고 농장 인부 등이 중국과 동남아 등 AI 발생지역에 다녀왔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강문일 검역원장은 "아직 돌아가지 않은 청둥오리 종류의 철새도 있어 철새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제 부근에는 철새가 서식할만한 저수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시기는 늦었지만, 김제가 2006년 12월에도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사실이 있는만큼 철새를 통한 반복적 감염 가능성을 우선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 10㎞안 357만마리 이동금지

일단 정부는 '국가위기대응매뉴얼'에 따라 전국적으로 '주의' 단계의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 아래 발생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AI 방역을 지휘할 'AI 방역대책 본부'를 설치했다.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 농장 500m안 7개 농장의 닭 30만8천마리와 달걀 등은 모두 살처분 또는 폐기되고, 10㎞안 265개 닭.오리 사육농장의 357만마리에 대해서도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진다.

문제의 농장이 알을 낳기 위해 닭을 기르는 곳인만큼, 최근 이 농장에서 전주 일대 8곳에 공급된 달걀도 수거되고 이동제한 기간 반경 3㎞안에서 생산되는 달걀들도 모두 폐기된다.

지난 2003~2004년이나 2006~2007년의 경우처럼 AI가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닭고기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뜩이나 사료값 인상 등에 힘겨운 축산 농가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도 걱정이다. 2006년 11월 AI 발병과 함께 끊긴 닭고기 일본 수출길은 작년 7월 우리나라가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뒤 다시 열렸지만, 이번 김제 AI로 8개월여만에 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AI 사태가 길어지면 정부의 재정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진다. 2006년 11월~작년 3월의 경우 7건의 AI로 모두 460농가에서 기르던 약 280만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고, 정부는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무려 582억원의 비용을 치른 바 있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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