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4.10 21:43 수정 : 2008.04.11 00:30

포스코의 철강제품별 가격 인상

17일부터 열연등 주요제품 t당 12만원 올려
현대차, 원가부담 연 4500억원 늘어날 듯

포스코가 주요 철강제품의 가격을 오는 17일 주문분부터 평균 20% 안팎 올리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포스코 쪽은 이번 가격 인상이 올해 들어 값이 65% 오른 철광석과 200% 오른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별 가격 인상폭을 보면, 열연·조선용후판·선재·주물선은 t당 12만원, 냉연은 12만~14만원, 일반 후판은 7만5천원이다. 이에 따라 열연강판은 t당 70만원, 냉연강판과 조선용후판은 t당 78만5천원이 됐다. 인상 전 포스코의 내수가격은 열연제품의 경우 583달러 수준으로 국내 다른 회사보다 낮은 것은 물론, 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의 내수 가격보다 170~340달러나 낮아 여러가지 부작용을 불러왔다. 일부에서는 포스코 철강재를 기다리느라 공장을 돌리지 않거나 포스코 강판을 중국제로 둔갑시켜 고가로 판매하는 업체까지 있었다고 포스코 쪽은 전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이 이런 시장 왜곡 현상을 바로잡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가격 인상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뒤늦게 가격을 인상한 것은 반갑지만 시장 왜곡 현상이 바로잡힐 정도의 큰 폭이 아닌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포스코와 같은 t당 70만원인 열연 가격을 곧 10만원 이상 인상할 예정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t당 4만~5만원은 더 올렸어야 된다”며 “한 제품의 가격이 들쭉날쭉해서 벌어지는 왜곡 현상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1월에도 일부 철강재 가격을 올렸는데, 그 덕분에 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11일 발표되는 포스코의 1분기 매출액을 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35%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예상보다 작은 가격 인상폭 때문에 2.2% 하락했다.

하지만 산업계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추가적인 원가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냉연강판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자동차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올해 남은 기간 1000억원 정도 원가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의 열연 가격 인상에 따라 이를 재료로 냉연을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 등의 업체들이 가격을 따라서 올리면 부담은 더 늘어난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이미 “원자재값 급등으로 차량 1대당 평균 50만원 가량의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판 가격이 올해 초보다 28% 정도 올랐다”며 “현대차의 경우 원가부담이 올해 전체적으로 4500억원 정도 늘어나 1.4%포인트 정도의 영업이익 하락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업계도 울상이다. 포스코의 후판을 연간 100만t 정도 사용하는 현대중공업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연간 12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도 한 해 860억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부담이 크긴 하지만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