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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욕의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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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면죄부 수사’ / 삼성 ‘영욕의 70년’
명 그룹 총매출 98조, 우리나라 GDP의 11%, 브랜드가치 세계 21위암부정축재·밀수…탈법·불법 경영에 ‘법위의 삼성’ 오명 2007년 말 현재 삼성그룹의 총매출액은 98조7237억원(상장사 기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901조1886억원의 11.0%에 해당하는 수치다. 28살의 청년 이병철이 자본금 3만원을 들고 대구 인교동에 삼성상회를 세운지 꼭 70년 만에 이룬 업적이다. 국제 무대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놀랍게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 평가 전문기관인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2006년 기준으로 169억달러로 세계 21위에 올랐다. 96년부터 국제 무대를 겨냥한 브랜드 경영에 공격적으로 나선 삼성은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구단인 첼시를 후원하는 것을 비롯해, 올림픽 등 주요 국제행사에 빼놓지 않고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얼굴의 뒤편엔 비자금 조성과 뇌물 수수 등 각종 탈법·불법 경영이라는 또 다른 얼굴이 가려져 있다. 이 때문에 그룹 역사 70년 동안 그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총수가 사법 처리 대상에 오른 적도 여러 차례 있다. 고 이병철 전 회장은 61년 5·16 쿠데타 직후 구성된 부정축재 처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부정축재자 1호’로 몰려 군 사법당국에 수감됐으나, 쿠데타 세력의 ‘재건 사업’에 적극 협조하는 대가로 한 달 뒤 풀려났다. 이 때 이 전 회장은 공장을 세워 그 주식을 국가에 헌납하는 부정축재 환수절차법에 따라 면책을 받았다. 그 해 8월엔 함께 풀려난 그룹 총수들과 지금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전신인 한국경제인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66년 5월에 터진 ‘사카린 밀수 사건’은 삼성그룹에 두고두고 상처가 됐다. 이 사건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공장 시운전용 원료로 들여온 사카린 원료(OTSA) 38톤을 몰래 빼돌려 시중에 내다팔다 적발된 것으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이 전 회장은 경영 일선 후퇴와 한국비료 지분 51%를 국가에 헌납하는 것으로 사법처리를 피해갔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언론사 소유 지분도 내다판다고 약속했으나, 얼마 뒤 그룹 경영에 복귀했을 뿐더러 동양방송을 계속 보유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95년에 터진 ‘전·노 비자금 사건’ 으로 사법처리(불고속 기소)가 됐다. 그 해 12월18일 법정에 불려나온 이 회장은 “내가 꼭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검사님이 원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1월 열린 3차 공판에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여러가지로 사회에 물의를 빚은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내용의 법정 진술을 남겼다. 이 회장은 96년 8월26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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