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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18 15:34 수정 : 2008.04.18 15:50

월스트리트저널 마지막 면에 실린 전면 광고

동료가 헤멀건하게 웃으며 들고온 신문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제 자 월스트리트저널 맨 마지막 면에 실린 전면 광고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 한 장과 함께, 커다란 폰트로 몇 줄 적혀 있기만 한 광고. 이 놀라운 광고를, 같은 연구실에서 일하는, 미국인 친구가 가져다 보여 주었다. 이게 너네 나라 대통령 사진이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말이다.

또, 거기에 쓰여진 글이 너무 어색해서, 한국말을 그대로 번역한 거 아니냐, 한국말로 하면 좀 더 자연스럽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다. (아, 영어 문법보다 읽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지.) 친구가 여러가지를 지적했는데, 무척이나 비싼 광고에 폰트가 너무 크다, 그리고 하단에 위치한 삼성의 로고가 태극기보다 훨씬 크다. 한국의 대통령이 오는 것을 광고하는데 왜 삼성의 로고가 국기보다 크냐고 물으면서 말이다.

또, 삼성이 한국 회사냐 (얼마전 뉴욕타임즈에서 르노보가 '중국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삼성이 '한국티비회사'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왜 말이 잘 안 되는 이런 비싼 광고를 내느냐 등등을 나에게 물었다. 이 모든 미스테리는 오늘자 오마이뉴스를 읽고 나니 이제 이해가 되었다. 삼성그룹이 미국 현지 신문에 이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의 주요 신문에 이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Welcoming a New Era of Friendship between the US and Korea"(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우정의 시대, 그 힘찬 출발을 환영합니다)는 제목의 전면 컬러 광고를 일제히 실었다.

삼성은 광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첫 미국 공식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상호 믿음과 신뢰에 바탕을 둔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을 계기로, 삼성은 두 국가 간의 깊은 우정이 더욱 발전되고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고 밝혔다. 궁금증 해결

1. 광고는 한국 정부가 만든 것이 아니고 삼성에서 만들어 게재하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삼성 로고를 대한민국 국기보다 크게 그렸던 거구나. (미리 이런 걸 알려 주었으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이해 했겠다. 아직 삼성과 한국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삼성이 일본 회사인지 아는 미국인도 많은데 말이다.) 궁금증 해결

2. 역시 영어 원문은 한국어를 직역한 것이었다. 선전에 나와 있는 영어 원문: We would like to extend a warm welcome to President Lee Myung-bak of the Republic of Korea as he makes his first visit to the United St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se two countries has spanned more than half a century, and is built on a strong foundation of mutual trust and respect. With this historic visit, we are sure this close friendship will continue to flourish for many years to come.


역시 한국어로 들으면 자연스러운데, 영역을 하니 문법과 단어 선택이 모두 적절했음에도 듣기에 어색하다. 혼자서 해 보는 질문들.

1. 맨 첫 문장의 We를 Samsung USA로 바꾸었으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한국어에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어도 문장이 되므로 We라는 일반 주어를 사용했는데, 광고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게 도데체 누가 누구를 환영한다는 건지 어색하게 들린다. 2. "extend"는 역자가 잘 선택해서 넣어서 보기 좋다.

3. "첫 공식 방문"이라는 한국말이 makes his first visit으로 되어 있어, 마치 미국에 난생 처음 온 것 처럼 들린다. 물론 as a president라고 넣을 수도 있었으나, 앞에 President라는 타이틀이 있어 더 어색. 그렇다고 official visit이라고 쓴다면 이전에 왔던 것은 unofficial은 또 아니므로 불가능. 그래서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번역한 듯 싶다. 최소한 어색하지는 않으니까.

4. 두번째 문장을 보면, 마치 첫 문장의 We가 미국인 전체를 상징하는 양 사용되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 그렇지 않다면 두 문장의 상관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5. 세번쩨 문장에서, 한국어 원본에는 나와 있는 주어, "삼성은" 이 과감히 생략되고 말았다. 이것이 번역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영어 원본에서는 We가 누구인지 끝까지 밝히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 광고가 삼성에서 나온 것인지, 나와 미국인 친구 둘 다, 전혀 알 수 없었다. WSJ 신문 마지막 면의 이미지를 첨부하여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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