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8 20:14
수정 : 2008.04.18 20:14
M&A 나선 메리츠화재 제시…한화 ‘백기사’로 나설지 촉각
제일화재를 인수·합병(M&A)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최대 주주인 김영혜씨(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 지분 20.68%의 인수가격으로 주당 1만5525원을 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른 총 인수대금은 약 860억원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송진규 전략기획본부총괄 전무는 “17일 김영혜씨한테 보낸 인수제안서에 주당 1만5525원의 인수가격을 적시했다”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 50%를 더 얹어 제안한 값”이라고 말했다. 제일화재 주가는 지난 10일 798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는 등 8천원 안팎에 머물러 있었다. 메리츠증권의 인수·합병 선언 뒤엔 주가가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이날 1만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제일화재 쪽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은 부정적인 태도를 간간히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을 뿐이다. 메리츠 쪽이 보낸 인수제안서의 시한이 24일이어서 여유를 갖고 수락여부에 대해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업계 5위, 시장 점유률 8%)가 제일화재(6위, 〃 3%)를 인수하면 단번에 2위 집단인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15% 안팎)에 끼어들 수 있다. 메리츠 쪽이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인수·합병 준비를 해온 배경이다. 메리츠쪽은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씨가 인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 의사까지 밝혀 준 상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실탄’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가 김승연 한화 회장에게 ‘백기사’로 나서줄 것을 요청해 받아들여질 경우 양쪽의 지분 경쟁은 불가피해진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날 “인수전을 시작하면서 가장 염려했던 대목도 사실 한화그룹 쪽의 태도였다”며 고민의 속내를 털어놨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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