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 차이나 2008
|
소형차 점유율 내리고 고급 대형차는 1년새 34% 성장
벤츠·기아차 등 전략 모델 스포츠실용차 속속 공개
‘오토 차이나 2008’ 현장
소형차와 저렴한 차를 중심으로 성장해 오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준중형 이상의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나며 프리미엄급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2013년 1천만대 수준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갈수록 고급화되는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된 ‘오토차이나 2008’(베이징 모터쇼)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야심작이 잇따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일 ‘지엘케이-클래스’(GLK-Class)를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선보였다. 벤츠 최초의 소형 스포츠실용차(SUV)인 이 차량이 중국에서 첫선을 보였다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미 중국은 최고급차인 S클래스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리고 있는 시장이다. 아우디 최초의 소형 스포츠실용차 ‘Q5’도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 시장에선 현재 고급차와 스포츠실용차가 고속성장하고 있다. 스포츠실용차는 지난해 35만7천대가 팔려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13% 수준인 소형차의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준중형 이상 자동차는 점유율 73%를 넘어서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급 대형차 시장은 전년보다 34% 이상 성장하며 20만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젊은 층에서는 ‘럭셔리 신드롬’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벤츠, 베엠베(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눈독 들이는 이유다.
기차아는 이날 대형 스포츠실용차 ‘보레고’(모하비)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며 고급차 시장 진입 의지를 보였다. 보레고는 7월부터 중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헨스’(제네시스)를 6월 말부터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고급차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올 하반기 ‘체어맨W’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소형차의 판매 감소와 수입 브랜드들의 약진은 곧 중국 브랜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 1~2월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등 수입 브랜드들은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뤘으나 체리, 지리 등의 중국 토종 업체들은 7~10% 성장에 그쳤다. 그래서 이들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급 차량을 만들고 이를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 골몰하고 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체리는 6기통 3000㏄ 엔진을 채용한 대형 세단 ‘이스타6’를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체리의 인통야요 회장은 “목표는 세계 일류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것”이라며 “내년에 미국에 진출해 가격이 낮으면서도 품질 좋은 브랜드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2위 업체인 지리 또한 내년 미국 진출을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모터쇼장 곳곳에서는 현대차 그랜저를 꼭 빼닮은 BYD의 ‘F6’, 벤츠 이-클래스와 비슷한 BYD의 ‘F8’, 미니 쿠퍼와 거의 비슷한 리판의 ‘320’ 등 이른바 ‘짝퉁 차량’도 여전해 아직은 갈길이 먼 중국차업계의 디자인과 차량 개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베이징/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