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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23 21:39 수정 : 2008.04.24 14:36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자신의 경영 퇴진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삼성 ‘쇄신안’ 발표 이후
‘이학수라인’ 물갈이 땐 ‘테크노 CEO파’ 힘 받을수도
전략기획실 100명 뿔뿔이…임원·간부 ‘어디로 줄대나’

“어디로 가야 하는 거예요?”

해체가 확정된 뒤 삼성 전략기획실의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곧 닥칠 인사에서 어디로 옮겨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100여명에 이르는 전략기획실 임직원들이 이르면 내주부터 순차적으로 각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지는 것과 동시에 계열사별 대대적인 후속인사도 예고되어 있다.

인사 색깔 바뀔까?=재계에선 이른바 이학수 실장이 상징했던 재무 라인이 이번 인사에서 대폭 바뀔지 주목하고 있다. 만일 재무 라인이 물러선다면 당분간은 이른바 엔지니어 출신의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인 테크노 시이오(CEO)파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일단 현 체제에서 이뤄진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올해까지는 부사장 이상 임원 승진 인사는 전략기획실에서 일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따라서 부사장급 이상 임원 인사에선 이번에도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의 ‘의중’이 어떤 식이든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실장이 떠나기로 한 마당에 뒷소리 들을 만한 인사를 하겠느냐”면서도 “하지만 당장에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가동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는 실장이 이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임원도 “워낙 충성스런 조직이라 쉽게 색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과 이 실장이 이제까지의 경영방침이나 뜻을 거스를 만한 사람들을 핵심 자리에 앉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전체 계열사 가운데 전자·물산·생명·에버랜드 등 이 회장 개인과 가족들의 지분이 1% 이상인 곳의 임원 인사에 관심이 많다. 삼성이 쇄신안에서 이 회장의 퇴진을 공식화하면서도 ‘대주주로서의 역할’은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 회장 가족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금융·서비스·제조 등 사업분야별로 실질적인 사업지주회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 삼성주요계열사 지분 현황
전략기획실 폐지 연쇄이동=현재 전략기획실 근무자 중 애초 소속이 삼성전자인 임직원은 60~70명에 이른다. 한꺼번에 이들 모두가 이동할 경우 삼성전자 안의 기획·재무·홍보 등을 맡고 있는 조직에서도 연쇄 후속인사가 불가피하다. 한 예로 홍보팀만 보더라도 삼성전자 소속으로 되어 있는 전략기획실 임원은 5명이나 된다. 이미 4명이나 있는 삼성전자 홍보팀 임원진에 이들을 무턱대고 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까진 그룹 일을 한다는 보람에 힘든 줄 몰랐지만 이젠 솔직히 각자 앞길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전략기획실 인사팀은 현재 순차적으로 임직원들의 개별 면담을 받을 계획이지만 한 직원은 “받는 쪽에서 못 받겠다고 하면 그만이니, 자리가 비어 있는지 아니면 다른 데를 두들겨 봐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전략기획실에는 비서실 시절부터 10년 넘게 근무해온 고위 임원도 적지 않다. 장충기 기획홍보팀장, 최광해 전략지원팀 재무담당 부사장 등이 그들이다.

일부 임직원은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설치될 업무지원실에 배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태프 기능을 하게 될 업무지원실의 경우 “상무급 정도의 임원 2~3명에 전체 인원도 소규모로 꾸릴 예정”이라고 밝힌 터라 인사 숨통을 틔우기는 힘들 전망이다. 조직개편에선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서 기존 전략기획실이 맡던 기획·브랜드관리 같은 일부 기능을 흡수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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