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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생활산업용품 기업 헨켈이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슬로바키아에서 ‘크라운 닥터’(광대처럼 분장하고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서 치료하는 의사) 활동을 지원했다. 어린이 환자들이 병원을 무서운 곳이 아니라 즐겁고 편안한 곳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의사들이 광대 분장을 한 채 치료하고 있다. 헨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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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일터 만들기 2부 ①독일 헨켈
직원들이 직접 발굴·참여하는 봉사활동에 ‘유급휴가’가족친화경영·의료복지시스템으로 직원 삶도 ‘책임’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헨켈 본사 정문 앞에는 ‘Responsibility(책임)’라고 쓰인 큼지막한 깃발이 걸려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각종 세제, 화장품, 탈취제, 접착제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 생활산업용품 기업 헨켈은 고유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또 직원과 소비자의 건강·안전, 환경 등을 고려해 만든 지속성장 관리시스템은 경영성과는 물론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아우르는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헨켈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매출 39% 증가, 영업이익 61% 증가라는 좋은 실적을 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헨켈은 2007년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0대 기업’ 생활·개인위생용품 부문 6위를 차지했다. 헨켈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엠아이티(MIT·Make an Impact Tomorrow)’ 프로젝트를 1998년부터 전세계 75개 이상의 지사에서 실시하고 있다. ‘현재의 봉사활동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는 뜻을 지닌 엠아이티 프로젝트는 다른 기업의 사회봉사활동과는 차별성이 있다. 직원들과 퇴직자들이 자신들이 봉사할 단체나 지역을 직접 발굴하고, 자신들의 전문성을 발휘해 자발적 봉사를 실행한다는 점이다. 헨켈 본사 전력 발전부서에서 일하는 디트마 가츠는 시드니올림픽만 떠올리면 신바람이 난다. 자신이 수영코치를 맡았던 토머스 루프라스가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가난한 청소년 루프라스에게 자신의 장기인 수영을 가르치는 데 매일 오전 출근 전에 2시간씩 시간을 낸 가츠에게 회사는 100시간의 유급휴가를 지원했다. 나머지는 가츠가 연월차 휴가로 대체했다. 헨켈 본사 우편물 서비스팀에 근무하는 프랭크 스토펠스는 자원봉사활동 덕분에 축구 트레이너 자격증까지 따자 더욱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여가시간에 어린이축구교실 코치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는 틈틈이 교육을 받아 축구 트레이너 자격증을 땄다. 스토펠스는 자격증을 따는 데 필요한 세미나 참석 등을 위해 회사의 사회봉사활동 유급휴가 시스템을 이용했다. 헨켈은 직원들이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데 연간 5일, 40시간의 유급휴가를 준다. 유급휴가기간은 활동 내용에 따라 늘어나기도 한다. 또 재정적으로 어린이 프로젝트는 최대 1만유로(약 1570만원), 지역사회 프로젝트는 최대 5000유로(약 785만원)를 지원한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108개국에서 실시된 5875개의 프로젝트에 헨켈이 후원한 기부금은 약 1억1300만유로(약 1695억원)에 이른다. 헨켈 사회공헌·엠아이티 프로젝트 책임자 크리스타 뷔흘러는 “사회공헌활동이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줘 헨켈은 경제·경영·공학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100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뷔흘러는 “지난해 직원들 대상의 조사에서도 98%가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하는 회사에 다니는 게 자랑스럽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헨켈은 직원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회사 안에 ‘직업과 가족위원회’를 두어 탄력적 노동시간제, 가족 부양 지원 등을 위한 정책 수립과 지원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동안 육아를 도와줄 보모나 유치원 등을 찾아주는 일도 한다. 홍보 담당자 한나 필립스는 “어린 아이를 둔 직원의 경우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이수해야 할 승진 가산점 등을 인터넷을 통한 교육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의 건강·복지 증진 차원에서 접근하는 헨켈의 의료시스템도 내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내 병원은 직업병이나 산재사고뿐 아니라 비만, 당뇨, 스트레스까지 관리해준다. 특히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허리 통증 완화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 전문가가 사무실로 찾아가 직원들을 개별 상담한 뒤 근무환경을 분석하고 통증의 원인을 파악해 조언을 해준다. 지속성장경영팀 책임자인 우베 버그만은 “2007년 한햇동안 650명의 직원이 허리 통증 완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부분 컴퓨터 위치 변경, 의자 높낮이 조절 등 근무환경을 바꾸도록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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