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30 18:44
수정 : 2008.04.30 18:44
김영혜 대주주, 한화에 지분 넘겨
‘한진-한화 재벌집안의 대결’에다 보험업계 대형사와 시발점이 될지 관심을 끌었던 제일화재 인수전이 결국 한화 쪽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쪽은 ‘가족기업’을 지키는 데 성공했으나, 시너지 효과도 의심스런 기업을 비싸게 인수해 정상적 기업 논리를 벗어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17일 한진그룹 방계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인수합병 선언으로 시작된 인수전의 대세는 열이틀만인 29일 판가름 났다.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이 이날 공시를 통해 자신의 지분 전량(23.63%)에 대한 의결권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건설에 넘겼다고 밝힌 것이다. 메리츠 쪽은 17일 인수제안서를 보낸 데 이어 28일에 거듭 김 의장에게 시장 가격의 2~4배 수준에서 지분을 사겠다는 인수제안서를 보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30일 “당초 밝힌 바와 같이 김 의장의 회신이 없다면 주식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리츠 쪽의 제일화재 인수 시도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 평가다. 김 의장과 한화 쪽 주식을 합한 지분은 33.63%에 이르고, 추가 매입분도 있어 한화 쪽 지분은 40% 안팎 수준이다. 이에 비해 메리츠 쪽 지분은 11.46%에 불과하다. 메리츠 쪽이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해도, 한화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면 뒤집기 어려운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에는 결국 기존의 한화손보에 더해 제일화재까지 거느리게 된 셈”이라며 “양쪽은 합해봐야 시장점유율이 6.5% 수준에 불과해 기업논리에 의한 인수로 보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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