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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2 15:49 수정 : 2005.04.22 15:49

한글과컴퓨터가 토종 사무용 소프트웨어 ‘씽크 프리 오피스’의 새버전 (3.0)을 4월13일 선보였다. 한글과컴퓨터 제공

한컴, 씽크프리 3.0 곧 출시…다양한 OS 지원, MS 오피스와 호환성 높아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토종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씽크프리 오피스 3.0’(Thinkfree Office 3.0)이 정식 제품 출시를 한 달 앞둔 4월13일, 바뀐 모습을 미리 드러냈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이름대로 개인이나 기업이 각종 업무를 보는 데 쓰는 사무용 SW다. 세부적으로는 문서작성용 ‘라이트’(Write), 프레젠테이션용 ‘쇼우’(Show), 수식계산용 ‘캘크’(Calc)와 파일·폴더 관리도구인 ‘폴더’(Foler)로 나뉜다. 자바(Java) 기반으로 제작돼 윈도우·리눅스·매킨토시 등 다양한 운영체제(OS)에서 사용 가능하며 영어·일본어를 포함해 15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크기도 최소 20MB로 작아, 조그만 휴대용 저장장치에도 너끈히 갖고 다닐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할지 모르지만, 씽크프리 오피스는 해외에서 이미 유명세를 꽤나 치른 바 있는 ‘매운 고추’다. 미국 대형 펀드로부터 24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리눅스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2대 잠재적 위협’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220호 특집1 기사 참조). 하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임대방식(ASP)을 택했다가 실패를 맛본 뒤 2004년 한컴에 인수됐다. 그리고 3년여 만에 새 버전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의 시동을 건 것이다.

■ “호환성 높여 MS 오피스시장 잠식”


업무용 SW부문 1위인 MS 오피스에 대항하고 나선 오피스 제품은 기존에도 여럿 있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타 오피스’, 리눅스 사용자 중심의 공개SW인 ‘오픈 오피스’, 코렐의 ‘워드퍼펙트 오피스’ 등이 잘 알려진 사례다. 한컴도 씽크프리 오피스 이전에 ‘한컴 오피스’란 패키지 SW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MS 오피스에 대항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모습이다. 한컴측은 그 원인을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MS 오피스 문서들과 호환성을 제공하지 않고 고유의 기능으로 승부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씽크프리 오피스는 처음부터 MS 오피스 문서와의 호환성에 역점을 두었다. 즉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 오피스를 무시하는 대신, 이들 문서와 호환되는 제품을 앞세워 점진적으로 시장을 대체해 나가는 장기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이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MS 오피스에 무작정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계산에서다.

이번에 나온 씽크프리 오피스 3.0은 기존 2.3버전보다 호환성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씽크프리 오피스 개발을 주도했던 강태진 한컴 전략담당 부사장은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MS 엑셀 차트의 경우 95% 정도의 호환성을 보인다”며 “MS 오피스의 대안으로 나온 SW 가운데 뷰잉 기능은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이용자의 블로그에 삽입해 온라인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이 이번 버전에 새로 추가됐다.

특히 매킨토시와 리눅스 등 기존 MS 오피스가 주력하지 않았던 OS에선 씽크프리 오피스의 위력이 더욱 커진다. 강태진 부사장은 “똑같은 MS 오피스를 쓰더라도 윈도우에서 작업한 문서를 매킨토시에서 열어보면 깨지는 경우가 많다”며 “윈도우에서 작업한 MS 오피스 문서를 매킨토시용 MS 오피스보다 씽크프리가 더 정확히 읽어들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가진 시연에선 MS 오피스와 씽크프리 오피스, 오픈 오피스 등 세 제품을 두고 MS 엑셀(xls)과 워드(doc), 파워포인트(ppt) 문서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호환성 실험을 보였다. 그 결과 씽크프리 오피스에선 MS 오피스 문서의 각종 표나 차트, 함수 및 서식 등이 거의 완벽히 재생·저장되는 반면, 오픈 오피스에서는 일부 서식이나 도표 등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컴측은 “씽크프리 오피스는 처음부터 MS 오피스를 기본문서 포맷으로 해 제작됐으며 지금도 꾸준히 소스 분석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MS가 다른 문서양식을 내놓더라도 호환성을 제공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씽크프리 오피스 3.0은 유료와 무료버전으로 나뉘어 제공될 예정이다. 이용자는 웹사이트 www.thinkfree.com에 접속해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씽크프리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무료버전은 온라인광고가 뜨고,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유료버전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거나, 좀 더 할인된 가격에 인터넷에서 직접 내려받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앞으로는 MP3 플레이어나 휴대폰, PMP나 PDA 등에 탑재하는 ‘포터블 에디션’과 웹 스토리지 판매, 대형 포털과 제휴를 통한 판매 등 고객의 요구에 맞도록 수익 모델도 다양화할 생각이다.

■ 6월 중 중국·일본 출시, 7월 세계 시장 공략

▲ 한글과컴퓨터 제공
한컴이 씽크프리 오피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제품이 MS 오피스가 장악하고 있는 전 세계 사무용 SW시장에서 ‘대안 SW’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백종진 한컴 사장은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장악한 웹브라우저시장에서 출시 3개월 만에 점유율을 0%에서 7%로 올렸다”며 “기존 MS 오피스와 호환되고 다양한 OS에서 쓸 수 있는 강점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최적의 대안 오피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컴은 씽크프리 오피스를 인수하면서 아예 ‘한컴 씽크프리’라는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씽크프리 오피스에 거는 기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씽크프리 오피스는 처음부터 외국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국내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OS가 시장에 진입해 있어서, 씽크프리의 강력한 호환성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그 대신 국내에선 기존 ‘한컴 오피스’ 제품군을 주력으로 앞세우면서, MS 오피스의 일부 기능만 쓰는 이용자나 MS 오피스를 쓰면서 추가 구매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는 씽크프리 오피스로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범 사업으로 리눅스를 도입한 공공기관에는 ‘리눅스용 한글’과 씽크프리 오피스를 묶어 판매하고, 7월께 ‘매킨토시용 한글’이 나오면 이를 씽크프리 오피스와 묶어 매킨토시 사용자로 공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한컴 오피스, 해외=씽크프리 오피스’란 등식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씽크프리 오피스 3.0은 5월에 한국에서 먼저 출시한 뒤 6월 중 일본과 중국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7월에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제품을 확대하는 한편,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에 탑재할 ‘포터블 에디션’도 내놓는다.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씽크프리로 나스닥 가겠다”

3년여 만에 업그레이드된 ‘자식’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백종진 한컴 사장은 “오늘은 한컴 사장이자 한컴 씽크프리 사장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씽크프리 오피스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내보였다. 특히 씽크프리 오피스를 비롯해 한컴의 주요 제품들이 외국산 SW들의 독주 속에 토종 SW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세계 SW시장의 강자인 MS를 직접 겨냥했다. 백 사장은 “씽크프리 오피스를 들고 애널리스트를 만나보면, MS 오피스 독주체제에서 경쟁 제품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경쟁이 있어야 독점을 막고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MS 워드를 제치고 토종 워드프로세서로 시장에서 1위를 한 것은 한컴의 아래한글이 처음”이라며 “이제 오피스에서도 MS 오피스를 견제할 수 있는 경쟁자가 등장하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뒤이어 “한·중·일이 공동 개발하는 ‘아시아눅스’가 자리 잡으면 한컴은 워드프로세서-오피스-OS를 아우르는 토종 SW업체로, 명실상부한 MS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씽크프리 오피스를 드넓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표 주자로 키우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백종진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잘 알려진 안철수연구소나 한컴, 핸디소프트 같은 국내 SW업체도 기껏해야 세계 400위권 밖의 SW업체에 불과하다”며 “씽크프리 오피스 3.0 출시를 계기로 3년 안에 매출액 2천억원에 순이익 600억원을 올려 세계 100대 SW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한컴 씽크프리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안팎의 반응을 볼 때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며, 이미 사내 회계 기준 등을 미국 시장에 맞춰 진행 중”이라는 것이 백 사장의 설명이다.

“전 세계 사무용 SW시장 규모가 얼마인 줄 아세요? 무려 10조원에 이릅니다. 이 시장의 94%를 MS 오피스가 차지하고 있거든요. 한컴은 이 시장에서 2등을 할 겁니다. 씽크프리 오피스가 전 세계 시장의 3% 정도, 많게는 10%만 차지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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