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1 22:15
수정 : 2008.05.01 22:15
길이 228m· 폭 42m 원유시추선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고가인 9억4200만 달러(약 9420억원)짜리 선박을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배는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수주한 원유시추 선박인 드릴십으로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에 배수량 9만7천t의 엄청난 규모다. 북극해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데 주로 쓰이게 되며 해저 1만1천m 깊이까지 파내려 갈 수 있다.
이 선박은 얼음덩어리가 많은 북극해 지역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배 껍데기 두께가 4㎝에 이르고 영하 40℃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든 기자재들이 보온처리돼 있다. 이 배는 44개월간 제작돼 오는 2011년 12월 북극해 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대륙붕 지역의 원유 매장량이 바닥을 보이는 동시에 고유가로 인해 해양 심해유전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어 시추설비에 대한 발주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들어 전세계에서 발주된 32척의 드릴십 가운데 23척을 수주해 7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앞선 기술력이 다시 확인됐다”며 “현재 미국 및 유럽의 대형 오일 메이저들과 협상 중에 있는 해양설비의 수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량은 이 배까지 합쳐 6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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