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6 18:51
수정 : 2008.05.0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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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분기 반도체 분야별 1위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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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텔·TSMC “450㎜ 웨이퍼로 규격 전환 협력”
표면적·칩 300㎜의 2배…2012년 시험 생산
생산비용 감축·시장 ‘파이 키우기’ 함께 노력
반도체업계의 선두 업체들이 2012년까지 450㎜(18인치) 웨이퍼로의 규격 전환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90년대 초반 이후 10여년을 주기로 급변해온 반도체업계가 제3의 도ㄹ약기 돌입을 선언한 셈이다. 업계는 1991년 200㎜(8인치), 2001년 300㎜(12인치) 웨이퍼 공정을 성공시키며 효율성을 크게 높여왔다.
6일 삼성전자와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는 이같이 3개 업체가 공동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2012년 450㎜ 파일럿 라인 가동을 위한 부품과 인프라 등이 갖춰질 수 있도록 반도체 제조업계와 장비업계 전반에 걸쳐 협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1위, 인텔은 비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1위, TSMC는 반도체 수탁생산 1위인 업체들이다.
현재 사용하는 가장 앞선 웨이퍼 규격은 300㎜. 반도체 칩은 모래에서 채취한 규소로 만들어진 웨이퍼를 잘라 만들기 때문에 웨이퍼 지름이 늘어나면 그만큼 칩의 갯수도 늘어나며 칩당 생산비용은 떨어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450㎜ 웨이퍼로 전환할 경우, 표면적과 칩 갯수가 300㎜와 비교할 때 두 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50나노급까지 와 있는 미세회로 공정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 생산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비용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다만 300㎜ 웨이퍼 라인 건설에 들어가는 돈이 지금도 4조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450㎜ 라인 건설에는 거의 2배의 투자액이 필요해 금방 제품의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쪽은 “현재는 2012년 시험생산만 공식화한 상태이고 본격적인 양산 시기는 기술상황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등 3사는 이런 공정전환이 물의 사용량과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두업체의 협력은 생산비용을 감축하고 시장의 파이를 공동으로 키우려는 것이다. 삼성전자 변정우 전무는 “450㎜ 웨이퍼로의 전환은 반도체 업계 전체의 기업 생태계에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사는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 컨소시엄인 ISMI(International Sematech Manufacturing Initiative) 주도로 450㎜ 웨이퍼 공급과 표준규격 수립, 설비 테스트 베드 확립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할 예정이다.
전세계 업체들 대부분이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현재 시장에선 반도체가격이 지난해부터 지속된 불황의 ‘바닥’까지 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2분기를 지나면서 가격이 상승 국면에 들어서고 새 규격 준비가 본격화되면 전체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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