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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7 21:46 수정 : 2008.05.07 22:41

기관장 교체 금융공기업
4명 바뀐 우리금융 ‘충격’
“정부 일방해고 납득안돼”

7일 금융위원회 등이 발표한 금융공기업 기관장 재신임 결과에 해당 기관의 희비가 뚜렷이 갈렸다.

충격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박병원 회장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산하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정태석 광주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 등이 모두 교체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재신임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박해춘 행장의 교체 통보는 충격의 강도를 배가했다. 일부 간부들은 “재신임 기준이 뭐냐?”고 볼멘소리도 터뜨린다.

우리은행의 한 간부는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정부가 대주주라고 하지만 공모 절차를 거쳐 선임된 시이오(최고경영자)를 뚜렷한 명분 없이 교체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행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보여준 양호한 경영 실적도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정부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배경의 하나다. 박 행장 재임기간에 우리은행은 미국발 금융부실(서브프라임) 사태란 악조건에서도 분기마다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신용카드 부문의 시장점유율도 2.9%포인트 높였다.

기관장 교체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예상됐던 산업은행과 증권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등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김창록 총재가 사표를 낸 이후 조직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처를 취했다. 이른 시일내 안에 시이오가 선임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속마음은 여전히 불편해 보인다. 증권예탁결제원의 한 직원은 “낙하산 사장을 막는다고 하면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모순인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반면, 희색이 도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함께 유임된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이나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과는 달리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상대적으로 교체 가능성이 높았던 탓이다. 이 은행의 이경준 수석부행장은 “재신임 결정이 내려져 다행스럽고 무척 반갑다”며 “이제 임직원들도 심기일전해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정부의 유임과 교체 결정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발표와 관련해 별도의 브리핑이나 설명자료 없이 16절지 두 장짜리 보도자료만 냈을 뿐 교체 기준에 대해선 추상적인 설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불성실한 설명 탓에 각종 억측과 해석이 무성하다. 시중은행의 한 간부는 박해춘 행장 교체 결정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장,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공모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ㅇ씨를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우리은행장을 원한다는 말이 금융가에서 파다하게 나돌았다”고 말했다. 측근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박 행장을 무리하게 밀어냈다는 것이다. 개운찮은 뒷소문이 잦아들지, 증폭될지는 후임 인선의 내용에 달렸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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