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11 19:39
수정 : 2008.05.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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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업체들 텔레마케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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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KT 방긋… 후발업체들 울상
하나로텔레콤에서 시작돼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텔레마케팅 영업 중단 흐름을 두고, 시장 순위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케이티(KT)는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텔레마케팅 영업 중단 흐름에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업체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그동안 텔레마케팅 영업에 의존해 가입자 쟁탈전을 벌여왔다”며 “텔레마케팅 영업 중단은 하나로텔레콤이나 엘지파워콤 등의 케이티 가입자 빼가기가 힘을 잃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장점유율을 늘리기보다 방어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케이티 쪽에서 보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반면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엘지파워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업체의 한 팀장은 “대리점들이 경찰의 개인정보 유출 수사 불통을 우려해 텔레마케팅 영업을 자제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텔레마케팅 영업 중단을 선언한 하나로텔레콤은 “가입자가 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시민단체들이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집전화·인터넷텔레비전 불매 및 해지 운동에 나서는 것을 바라보는 표정도 엇갈린다. 케이티는 표정관리를 하고, 하나로텔레콤과 엘지파워콤은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엘지파워콤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이 케이티 것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경찰의 개인정보 유출 조사에 따른 텔레마케팅 영업 중단과 시민단체들의 하나로텔레콤 불매·해지 운동에 따른 반사이익을 케이티가 독식하는 꼴”이라며 “재미있는 사실은 케이티도 하나로텔레콤과 똑같이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처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400여만으로, 케이티가 48%, 하나로텔레콤이 23%, 엘지파워콤이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엘지파워콤은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와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케이티는 가입자 이탈을 막아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가입자 쟁탈전에 쓰는 마케팅 비용만도 연간 5천억원을 넘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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