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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13 19:10 수정 : 2008.05.13 19:10

삼성서울병원 아토피질환연구센터 의료팀이 이온커튼(입구 위) 등이 설치된 아토피 환자 전용 병실에서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아토피 전용변실에 공기 자동정화장치 설치
휴대전화 센서로 환자상태 의료진에 전달

전자업계의 기술이 병원까지 파고들고 있다. 의료분야에 대한 산업계의 진출로는 최근 몇 년간 의료정보화 구축사업을 벌인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눈에 띄었는데, 요즘엔 전자업체의 가전·통신 기술과 의료 분야가 만나는 사례가 두드러진다.

가전업체의 공기청정기술이 적용돼 지난달 문을 연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의 아토피 질환 전용병실. 어린이 환자들을 고려한 듯 흰 구름이 떠다니는 파란색 벽지가 예쁘게 발라진 복도를 지나 병실 문을 열어 보니, 입구 윗부분에 설치된 ‘이온커튼’ 3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공기청정 신기술인 에스피아이(SPi·삼성 슈퍼 플라스마 이온) 기술을 적용해 특수제작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공조개발그룹의 윤백 상무는 “문을 여닫을 때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정화시켜 병실 내부로 들여보내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플라스마 방전으로 공기중 수분을 분해해 ‘활성수소’를 만들어 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애는 새로운 방식이다. 또 환기 기능을 겸한 공기청정기가 병실과 간이부엌에 설치됐다.

삼성서울병원의 이상일 아토피 질환연구센터장은 “아토피는 주로 유전과 식습관 쪽에서만 원인을 찾아왔지만 공기질 또한 영향을 끼친다”며 “이 병실에서 식사부터 목욕법까지 가르쳐 퇴원 뒤에도 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등에도 비슷한 병실은 있지만 격리된 무균실과 같은 공간이라 퇴원하면 또다시 나빠지는 사례가 적잖다고 전했다. 집과 비슷하면서도 청결한 공기를 유지하는 데 에스피아이 기술이 결정적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센터는 환자들이 거주하는 집의 실내공기질과 수질 등을 측정·상담해주고 있다. 이곳은 환경부에서 연구기금의 보조를 받아 1인실임에도 9인실 보험가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내원환자 가운데 센터 쪽이 선택한 환자들만 입원이 가능하다. 에스피아이 기술은 현재 고급형 공기청정기나 자동차 SM7 일부 모델에도 적용되고 있는데 삼성전자 쪽은 의료뿐 아니라 운송·농수산 분야 등까지 적용범위가 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대전화 등 통신기술을 통한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가 얼마 전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 구축한 ‘병원모바일 통합커뮤니케이션’도 한 사례다. 환자의 혈압이나 심박수 등 수치가 정상에서 벗어나면 환자에게 연결된 의료기기가 의료진의 무선 인터넷전화(IP폰)로 경고메시지를 자동 전달해 신속한 조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엘지전자는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함께 휴대전화를 통한 원격진료 시스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환자가 휴대전화에 부착된 센서를 움켜쥐거나 센서에 손가락을 접촉해 혈압이나 심박동, 체온, 심전도 등을 측정해 그 결과를 앨버타주의 국립병원으로 보내 의료진과 상담하도록 했다. 엘지전자 쪽은 “중증 환자나 외곽지역 거주자, 노인환자 등에게 특히 호응이 높다”고 전했다.

병원 감염성 폐기물 관리엔 전자태그(RFID) 기술이 활용된다. 위험물질이 담긴 규격용기에 전자태그를 부착해 소각로에서 제대로 폐기됐는지 확인하는 방식인데, 현재까지 엘에스(LS)산전은 500여개 병원과 관리업체에 태그와 리더기를 납품했다. 엘에스산전 쪽은 “올해부터 이 관리방식이 법제화돼 전국에 있는 5만여 병ㆍ의원에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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