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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산업 ‘바람’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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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 등 풍력발전 수요 빠르게 늘어
부품업체 매출 껑충…제철사도 투자 확대
2012년 200조원 시장 “제2 조선신화 기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발전 산업이 한국 산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풍력발전기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국제적으로도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풍력발전기 완제품의 개발·생산 경쟁력도 높여가고 있다. 덕분에 철강 업체들도 발전기의 재료가 되는 단조제품의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등 산업 전 분야로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되는 추세다.
덴마크의 풍력발전 컨설팅회사인 비티엠(BTM)에 따르면, 풍력발전 산업은 2012년에 세계적으로 2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전세계 조선산업이 100조원 정도의 시장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이보다 두 배나 큰 시장이 되는 셈이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유럽에서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20%를 신재생 에너지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에서도 풍력이 가장 비중이 커 전체 발전량의 12%를 풍력발전으로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10년 풍력 설치 목표였던 5GW(기가와트)를 지난해 말에 이미 달성하고 2010년까지 10~12GW를 추가 설치한다는 새 목표를 세웠다. 이런 증가세에 힘입어 중국 내에는 40개 이상의 풍력시스템 제조사가 설립되어 있다. 전세계 풍력발전 누적 보급량은 2000년 이후 연평균 27.3%씩 증가해 2006년에 74.2GW에 이르고 있다. 2010년이면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각국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149.5GW에 이를 것으로 세계풍력위원회(GWEC)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는 한국 ‘부품’업체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풍력발전기의 핵심 부품인 메인샤프트, 타워 플렌지 등을 만드는 평산과 태웅 등 단조업체들은 2006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두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부품업체들이 폭주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한국 부품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제철사들도 발전기 부품의 재료가 되는 단조용 강괴 생산에 추가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380억원을 투자해 연산 22만t 규모에서 42만t 규모로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한국철강도 2000억원을 투자해 단조공장과 단강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국내 업체들은 부품뿐 아니라 풍력발전기 ‘완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선도적인 업체들은 효성과 유니슨이다. 이들은 베스타스(덴마크) 등 유럽·북미지역 4개 회사가 전세계 72%를 점유하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진과 두산중공업 등도 시험제품 생산에 나섰다. 5㎿급의 대용량인 선진국 제품에 비해 한국은 아직 1.5㎿ 수준에 머물러 ‘완제품’ 분야에선 뒤떨어져 있다. 국내 발전설비 용량도 2006년 기준으로 누적 177.7㎿에 불과하며 현재 건설돼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모두 외국산 발전기를 쓰고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2500㎿의 풍력발전 설비를 보급할 방침이다.
차종환 효성 풍력사업단 차장은 “한국은 발전기, 기어박스, 타워, 인버터, 날개 등 풍력발전기의 ‘부품’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며 “풍력발전은 국내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과 고용 창출력이 뛰어난 산업으로 조선산업처럼 제2의 신화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라고 말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의 최지환 애널리스트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앞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풍력은 2013년께면 화석에너지보다 더 저렴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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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풍력발전 관련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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