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21 19:02
수정 : 2008.05.2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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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창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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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창 금감원장, 과열경쟁 경고
신용카드사들이 다시 출혈 경쟁에 나설 조짐을 보이자 김종창(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김 원장은 2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비은행권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무분별한 카드 회원 모집으로 과거의 카드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만간 카드 모집질서 위반 행위에 대한 현장점검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특히 김 원장이 현장점검 확대 실시를 언급한 부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3월과 4월 두달에 걸쳐 이례적으로 전업계 카드사의 영업점을 점검한 데 이어 또다시 전면적인 현장 점검에 나설 의지를 공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현장 점검 이후에도 불법 모집 행태가 많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각 카드사들이 가동하고 있는 자체 기동단속반을 독려하는 한편, 불법 행위가 적발된 카드사에 대해선 엄중한 조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까지만해도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하던 카드사들이 올해 들어 부쩍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전업계 카드사들이 2003년 카드 대란 사태로 발생한 부실 채권을 최근 3~4년에 걸쳐 대부분 털어낸 데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인 은행계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강건너 불구경 하듯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저변에 깔려 있다.
통계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롯데·비씨·삼성·신한·현대카드 등 5개 전업계 카드사의 모집인은 2005년말 8064명에서 지난해 말 1만9518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회원 모집과 유지에 들어간 비용도 지난해 3027억원으로 전년보다 26%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름 밝히길 꺼린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먼저 휘발유를 주입할 때마다 리터당 100원씩 적립해주는 카드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없이 모든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강화와 함께 회원 모집 확대에 몰입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까지 주유 적립 한도의 마지노선은 리터당 80원이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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