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상품 가격광고만 믿지 마세요

공항세 등 추가경비 빼고 광고…최고88% 더 들어

국내 한 여행사가 인터넷에 광고한 중국 여행상품의 표시가격은 13만7천원이었다. 하지만 이 상품의 실제 가격은 여기에 12만원이 더 붙은 25만7천원이었다. 애초에 가격에 포함시켰어야 할 공항세, 유류할증료, 필수선택관광 비용 등을 빼고 광고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 여행업체들이 이렇게 여행상품 가격을 실제보다 깎아서 광고하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관광을 필수로 강요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상위 20개 여행업체의 국외여행상품 가격실태를 조사한 결과, 예외없이 인터넷·신문 광고의 표시가격과 실제 여행경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부과된 추가 경비는 표시가격의 최소 7%에서 최고 88%까지 다양했고, 추가 경비가 표시가격의 절반을 넘는 여행사가 7개나 됐다.

20개 중 14개 업체는 각종 공항세와 유류할증료 명목으로 추가 경비를 부과하고 있었다. 6개 업체는 1~2월 추가 유류할증료만 별도 징수했는데, 3월 유류할증료 인하시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동일 조건의 필리핀 세부 여행상품 13개를 비교해보니, 표시가격은 36만9천원으로 최저였던 ‘온라인투어’ 상품이 실제 비용은 62만9천원으로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중 12개 업체는 여행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참석하도록 하는 필수선택 관광 일정을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여행사닷컴’은 인도네시아 발리 상품에 대해 ‘퀵실버크루즈+짐바란시푸드’ 명목으로 135달러의 비용을 현지에서 추가로 받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공항세는 모두 표시가격에 포함시키고 유류할증료의 변동주기를 격월이나 분기별로 변경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안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