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6.16 19:18 수정 : 2008.06.16 22:54

현대커머셜 지분 이동 흐름과 경영실적 추이

편법상속 논란 ‘글로비스’ 판박이
현대·기아 상용차 할부·리스 물량 도맡아
애초 설립때부터 ‘경영권 세습’ 출자 의혹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캐피탈의 상용차·건설장비 할부금융 영업부문을 떼어내 만든 현대커머셜의 지분 30%를 정몽구 회장의 둘째딸 부부에게 매각해, 총수일가에게 회사이익을 편법적으로 넘겨줘 논란을 빚은 ‘글로비스 사태’의 판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2006년 비자금 사건 때 자신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소유인 글로비스에 계열사들이 물류 일감을 몰아준 것과 관련해 편법 상속과 경영권 세습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8천여억원의 사재출연을 약속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기아차와 위아는 지난 3월 말 현대커머셜 지분 15%씩을 주당 5336원에 정 회장의 둘째딸인 정명이씨와 사위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정씨 부부는 커머셜 지분 30%를 확보해, 현대차(지분 50%)에 이어 제2 대주주가 됐다. 나머지 지분 20%는 현대모비스가 갖고 있다. 커머셜은 지난해 3월 현대캐피탈로부터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건설장비의 할부금융 영업권을 4600억원에 사들여 세운 회사다.

기아차가 커머셜 설립에 참여한 명분은 긴밀한 영업관계였다. 그러나 1년 만에 총수일가에게 지분을 넘김에 따라 애초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출자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기아차가 영업상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대커머셜의 지분을 판 것은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사업기회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아의 주식 매각도 석연찮다. 현대차는 현대캐피탈의 지분 56%를 보유한 대주주다. 현대캐피탈의 2대 주주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커머셜의 출자를 포기했기 때문에, 현대차는 애초 커머셜을 100% 자회사로 만들 수 있었다. 영업상 관련이 없는 위아와 모비스의 출자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결국 위아가 1년 만에 보유주식을 판 것은 역시 처음부터 총수일가에 매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출자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현대차그룹에 지분매각 경위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와 위아의 지분 매각은 각각 자금 유동성 확대와 이익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아차의 주식매각 대금 160억원은 유동자산 3조3739억원의 0.5%에 불과하다. 또 커머셜의 경영실적이 좋아 향후 주식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익실현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커머셜은 할부나 리스 대상인 현대·기아 상용차 판매물량의 대부분을 취급하는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설립 첫해부터 578억원의 영업수익과 95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252억원의 영업수익과 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신장세가 뚜렷하다. 현대차의 임원은 “내부에서도 현대커머셜이 ‘제2의 글로비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현대차, 기아차 등이 글로비스에 물류 일감을 몰아준 것은 부당지원에 해당한다며 6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현대커머셜은 이와 관련 “개인주주 참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상속이나 경영권 세습과는 무관하고, 물량 몰아주기도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