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민단체의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체험’현장. 산동네 빈곤층 화장실. 곽윤섭 기자.
|
사실관계2 : 미국의 경우 4인 가구 빈곤지침선은 1만8850달러(1인당 4710달러)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두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1인당 빈곤지침선 4710달러는 한국의 1인당 최저생계비 3408달러와 견줘 38.5%밖에 높지 않다. (한국의 보건복지부 격인) 일본 후생성 역시 1인당 최저생활 수준을 연간 수입계층 최하위 10분위의 수준에 맞추는 게 적당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빈곤 통계를 낼 때 각국별로 전체가구 중위소득의 40~60% 수준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결론 : 한국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최저생계비가 평균 피용자보수의 55.3%에 이르는 것은 국제기준이나 선진국 기준과 견줘 과다하다. 그래서 근로의욕 저하를 낳을 수 있으니 줄여야 한다. 솔깃하다. 김 교수의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도 근거가 그럴 듯하면 얼마든지 말발이 먹힐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한다. 일부 언론들이 자유기업원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 보도한 것 역시 그래서일 것이다.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투박하지만 가장 간명한 반박은 ‘연간 340만8천원 가지고 당신이 한 번 살아보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최저생계비를 올리자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바로 이런 실제 체험을 근거로 깔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미숙한 필자는 시민단체들의 이런 체험에 약간의 논리와 통계를 덧붙일 수 있을 따름이다. 먼저 김 교수의 계산방식이 매우 잘못돼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0.44를 곱해서 피용자의 연간 보수를 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0.44(44%)는 일종의 노동분배율이다. 국민총가처분소득에 이 노동분배율을 곱해 나온 값을 피용자 수로 나눠야 연간 피용자보수 수준이 나온다. 이를 달러로 바꾼 값과 ‘340만8천원’을 달러로 환산한 값을 비교해야 한다. 2003년 기준으로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722조원, 이 가운데 피용자 보수는 319조9천억원이다. 같은해 피용자(상용직, 임시직, 일용직)은 약 1440만명이다. 계산하면 평균 피용자 보수는 연 2220만원 정도가 나온다. 김 교수처럼 달러 환율을 1천원이라고 하면 2만2200달러 정도가 되는 것이다. 340만8천원을 달러로 환산한 3408달러는 2만2200달러의 15.3%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 계산을 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7천달러에다 노동분배율을 곱해서 피용자 보수 수준을 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총국민소득 구하고 여기에다 노동소득분배율 곱해서 나온 값에다 미국 피용자 수로 나눠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노동분배율은 우리나라보다 10%포인트 높은 점, 전체 취업자 중 피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제조업 노동자의 평균 보수가 약 3만2천달러(2003년)인 점에 비춰볼 때, 미국 1인당 빈곤지침선 4710달러는 14.7% 정도에 해당한다. 이런 사정은, 한국의 경우 구매력평가에 기초한 국민소득이 통상적인 환율에 기초한 국민소득에 비해 높다는 ‘구매력평가환율’(PPP)을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에서는 다른 나라 화폐에 대한 한 나라의 화폐의 가치는 두 가지 상이한 방식으로 계산될 수 있다. 그것이 통상적인 환율과 PPP 환율이다. PPP는 세계은행이 체계적으로 개발한 측정방식인데, 이를테면 ‘A라는 나라에서 신발 한 켤레를 사는 데 얼마의 화폐가 필요한가, 그리고 B라는 나라에서 똑같은 신발 한 켤레를 사는 데 얼마의 화폐가 필요한가’를 견주는 것이다. PPP 방식은 인플레이션 측정과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처럼 “일정한 재화와의 서비스의 묶음”을 정의하고, 이 재화와 서비스 묶음에 대한 세계 각국의 가격들을 수집해 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통상적인 환율보다 PPP 방식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의 통상적인 환율을, 김 교수가 예로 든 미국 및 일본과 견줘보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통상적인 환율과 구매력평가 환율에 약간의 차이밖에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심대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
||||
<표1>에서 통상적인 환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9천달러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3만5081달러, 3만3077달러이다. 반면, 구매력평가 환율은 한국 1만5905달러, 미국 3만5045달러, 일본 2만6416달러이다. 미국은 구매력평가 환율과 통상적인 환율의 차이가 거의 없는 데 반해, 한국은 통상적인 환율이 구매력평가 환율과 견줘 76.7%나 저평가 돼 있다. 일본은 구매력평가 환율이 20.1% 고평가돼 있다. 통상적인 환율과 구매력평가 환율의 격차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를테면 340만8천원을 달러로 바꿔 미국으로 가는 한국인이 있다고 치자. 햄버거 1개를 1달러 라고 할 때 이 한국인은 340만8천만원은 3408달러로 바꿔 미국에서 3408개의 햄버거를 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구매력이 높아 3408개 이상을 살 수 있다.
|
||||
반면, 3408달러를 가지고 한국으로 오는 미국인의 경우, 340만8천원으로 환전해 3408개 이상을 살 수 있다. 통상적인 환율의 저평가로 인해 미국인의 구매력은 한국에서 더 높아지는 셈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통상적인 환율과 구매력평가 환율의 격차를 통해 자연스럽게 부등가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계화한 국제적 화폐 질서’ 속에서 이뤄지는 금융 거래 자체가 일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부등가 교환의 원천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옳다면, 통상적인 환율을 적용한 국민소득보다 구매력평가 국민소득이 더 높다는 것을 마냥 반가워만 할 수는 없게 된다. <한겨레> 조준상 기자 sang21@hani.co.kr
아래는 자유기업원이 [NGO모니터] 로 보낸 이메일의 전문이다.
![]() |
||||
![]() |
[자유기업원] 최저생계비 보장수준 선진국보다 높아
김대중 대통령시절 우리사회의 사회보장을 강화하기위해 소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한바있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票心을 의식하여 국회의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이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생산적 복지의 국정이념과 시민단체, 국회, 정부 등 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1999년 9월7일 제정해 10월부터 시행하였다. 당시 정부는 이 제도의 수혜자가 약 70만 가구(1백5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스스로 최저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계층에 대해 국가예산으로 최저생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제도는 가구원 전체가 먹고, 교육받고, 치료받는 데 소요되는 총비용 중 부족분을 국가가 보충해 주는 공공부조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를 생산적 복지라고 볼 수 있는 이유는 근로능력자에 대해서는 직업훈련, 공공근로, 자활공동체 창업, 자원봉사 등에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생계비의 부족분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당시 4인 가족에게 월 93만원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정부의 안이 수정 없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정부가 보장해주기로 한 4인 가족 기준 월 93만원이 과다하다는 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명시된 최저생계비는 기금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매년 정부의 예산에서 충당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 일부에서 지적된 바 있다. 즉 이 법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의 4인 가족의 월수입이 93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정이 없다는 뜻이다. 월수입이 93만원보다 적을 경우 정부가 이를 충당해준다는 것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의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소득(GNI)에서 노동을 대가로 가계에 분배된 급여인 피용자보수(wage bill)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0.44가 된다. 이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책정한 최저생계비가 1인당 평균임금소득의 몇%에 해당하는지를 산정해보면 다음과 같다.
2004년 정부에서 공표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보장하는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는 월 113.6만원이고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363.2만원이 되고 이를 다시 4로 나누어 1인당 연 최저생계비를 구하면 340.8만원이 한정된다. 현재 환율을 약 1000원으로 보면 1인당 최저생계비를 연 3408달러를 보장하는 셈이다. 2004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4,000달러에 달하고 이에 0.44를 곱하면 6,160달러가 산정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책정한 최저생계비가 월113.6만원, 즉 1인당 연 3408달러에 해당하고, 이를 6160달러로 나누면 55.3%가된다. 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책정한 최저생계비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소득의 55.3%에 달해 평균임금소득의 50%를 상회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최저생계비를 산정하는 방식은 각 개인에 필요한 음식료품, 주거비, 통신비등 필요한 물량을 산출하고 이에 가격을 곱해서 산정한 것이다. 이를 전물량방식에 의한 최저생계비 산정방식이라고 부른다. 먹고 사는데 필요한 비용이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부의 최저생계비 수치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4인 가족 최저생계비를 월118만원 또는 심지어 월123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국민들의 평균임금소득에 비해 최저생계비가 높게 책정된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최저생계비를 118만원으로 하는 경우 평균임금소득의 57.4%에 달하고, 123만원으로 측정하는 경우 평균임금소득의 약60%에 달하게 된다.
다른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 정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경우 1인당 GDP는 한국의 두 배가 훨씬 넘는데 비해, 2004년 현재 4인 가구 빈곤지침선(poverty line)은 18,850달러, 1인당 연 4,710달러로서 우리나라의 3,400달러에 비해 38.5% 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빈곤에 대한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의 경우는 생활보호제도에 의해 보장되고 있는 급여수준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표준생계비의 2/3수준이며, 최저임금수준과 비슷한 지역이 많다. 일본의 빈곤정책은 1950년 신생활보호법이 제정된 이래 그 기본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생활보호제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정치경제 상황의 변화, 즉 1990년대 이후 거품경제의 붕괴 및 경제성장의 후퇴와 더불어 사회복지기초구조개혁 등의 영향을 받아 생활보호제도의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후생노동성은 2002년 사회보장심의회 복지부회에 ‘생활보호제도의 바람직한 방향에 관한 전문위원회’를 설치하였고, 2003년 12월 중간보고에서는 우선 생활부조기준에 대한 평가로서 생활보호에서 보장해야 할 최저생활수준은 일반국민의 생활수준과의 상대적인 비교가 이루어져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최저생활수준을 연간 수입계층 1/10분위의 세대 소비수준에 맞추는 것이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를 보면 일본의 평균임금소득 대비 생활보호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급여수준의 비율은 우리나라의 비해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을 대상으로 빈곤선 즉 생활보호대상자들을 결정하는 선을 결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보편적인 것 중에 하나는 상대적인 접근방법에 입각하여 빈곤선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흔히 한 사회에서 보통(평균적인) 사람(가구)의 소득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소득수준을 빈곤선으로 정의한다. 여기에서 ‘크게 못 미치는’을 어느 정도로 정의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자의적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일반적으로 평균(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빈곤선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OECD 등의 국제기구에 서는 빈곤통계를 산출할 때 각국별로 전체가구의 중위가처분소득의 40-60% 수준을 해당국가의 빈곤선으로 정의하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중위소득과 평균소득이 같다면 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평균소득의 20-30% 수준을 빈곤선으로 정의하는 셈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보장하는 최저생계비가 평균임금소득의 55.3%에 달한다는 것은 국제기구나 선진국의 기준에 비해서도 과다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보장하는 최저생계비는 매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되어 인상되어왔다. 2000년 이후 GDP 디플레이터 인상률이 연속 2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도 있고, 나아가 생산자 물가 지수가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지 못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즉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생산자물가의 인상률이 낮은 상태에서 최저생계비에 대해서만 이보다 높은 소비자 물가 인상률을 적용하여 온 것이다.
이 제도 시행 초기인 2000년의 경우 수급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를 2.5명으로 보면 대략 5조4천억원의 예산이 요구되고, 이 중에 이들 수급가구의 소득이 약 절반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면 2조7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추정되었다.
물론 국가의 재정이 건전하고 경기가 호황일 경우에는 사회복지제도를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최저생계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최저생계비가 1인당 피용자보수의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근로의욕의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장치이다. 세계은행의 표현에 의하면 사회보장제도는 과거의 사회안전망에서 근로와 자립을 위한 도약대로 개념이 바뀌고 있음을 감안하여, 사회보장제도의 역할 중 근로를 통한 사회보장(workfare)을 중시할 것이 요청된다. 나아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최저생계비 수준을 재검토해볼 시점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김재원(金在源)(한양대 교수, 경제학)
|
![]() |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