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6.25 21:10
수정 : 2008.06.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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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마련된 ‘공정무역 상품 코너’에서 한 소비자가 판매사원에게서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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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전용매장…휠라코리아, 축구공 주문
식품 이물질 사고·광우병 논란에 ‘생협’ 가입자 급증
가난한 나라 생산자들에게 노동의 대가를 공정하게 지불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공정무역’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몇몇 시민단체와 생활협동조합 위주로 공정무역 운동이 진행돼 왔으나 최근 백화점에 ‘공정무역 상품 코너’가 생기는 등 기업 참여가 시작됐다. 27일엔 서울 안국동에 공정무역 전문매장도 문을 연다. 제3세계 생산자를 돕는 ‘착한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는 생협의 신규 가입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 국제공정무역상표 인증기구(FLO)로부터 인증받은 상품만 취급하는 공정무역 상품 코너를 개설했다. 이 코너에서는 시리얼, 딸기잼, 설탕, 코코아 등 27개 상품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이준권 바이어는 “유럽에서는 일반화된 공정무역 활동이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낯설지만, 매출 증대보다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알리기 위해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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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주요 국가 공정거래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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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는 고객 사은품으로 쓸 축구공 1천개를 공정무역연합을 통해 주문했다. 휠라코리아 오봉균 마케팅부장은 “파키스탄의 시알코트 지역 주민들은 32개의 인조 가죽에 1620회의 바느질을 하는 힘든 노동으로 축구공을 만들어 생계를 꾸린다”며, “시알코트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축구공을 특별 주문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이 축구공을 7월20일 여는 ‘휠라 키즈 착한 축구공 캠페인’ 행사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선물로 줄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인터넷에 공정무역 전문 쇼핑몰을 만든 ‘페어트레이드코리아’(cofairtrade.co.kr)도 27일 서울 안국동에 공정무역 전문가게 ‘그루’ 1호점을 연다. ‘그루’에서는 네팔 여성 노동자들이 만든 옷과 인도에서 재배된 유기농 목화로 만든 티셔츠 등 의류를 비롯해 수공예품, 생활용품, 식품 등 150여 품목을 판매할 예정이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지난해 시민 주주 70여 명이 출자한 1억5000만원을 바탕으로 출범한 시민주식회사다. 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는 “아직 매출액은 미미하지만 올 들어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월평균 매출에 견줘 5배나 급증하는 등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올 들어 잇따라 터진 식품 이물질 사고, 광우병 파동과 겹치면서 공정무역 상품과 친환경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생협의 가입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생협인 ‘아이쿱생협’의 경우 월평균 가입자가 1000명선에서 3월 1762명, 4월 1678명, 5월 2133명, 이달 20일 현재 1369명으로 3월 이후 급증 추세다. 김균섭 ‘아이쿱생협연대’ 상무는 “3월에 우리 조합이 공정무역으로 수입한 카카오와 국내 재배 땅콩으로 만든 카카오땅콩볼 등 자체 개발한 식품이 지상파 방송에 소개된 데다 식품 이물질 사고와 광우병 파동까지 겹쳐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윤영미 최원형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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