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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6 19:03 수정 : 2005.04.26 19:03


환경 망치는 납땜은 가라

어린 청소년들이 공작용 전자회로에 인두로 납땜을 하며 ‘에디슨의 꿈’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전자부품 조립기술의 상징은 여전히 납땜이다. 납땜은 녹는 온도가 낮은 납을 이용해 두개의 금속을 서로 이어붙이는 기술이다. 각종 전기전자 제품 조립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며, 전자 조립기술 역사와 운명을 같이 해왔다.

이 친숙한 납땜이 앞으로는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체에 유해한 납땜 기술을 대체할 친환경적 재료와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25일 납 없이 납땜을 하는 대체 재료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기술로 여겨지던 납땜이 이제 납 없는 새로운 ‘무연납땜’ 기술로 탈바꿈하면서, 친환경 첨단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됐다.

주석 · 인듐등 합금…유해물질 쏙빼
삼성전기 개발 일본 독점에 도전장
내년 세계시장 규모 1조4천억 전망


■일본 독점기술에 한국이 도전장=삼성전기가 개발한 신 기술은 ‘납땜’(솔더링)을 납 없는 재료로 하는 ‘무연 솔더링’용 신재료와 이용기술을 말한다. 이 신재료는 문제가 되는 납과 카드뮴을 쓰지 않고 주석과 은, 인듐, 비스무트 등을 혼합한 합금으로, 기존 납땜용 합금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현재 세계에서 이 무연솔더링 재료는 일본 마쓰시타가 개발한 것이 유일할 정도로 첨단기술 분야인데, 이번에 삼성전기가 개발함에 따라 앞으로 또 다른 한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삼성전기가 개발한 무연 솔더링 재료는 값비싼 원료물질인 인듐 함량을 마쓰시타의 8%에 비해 훨씬 적은 2%로 낮춰, 마쓰시타보다 완제품 가격이 30% 이상 싸다고 삼성전기는 밝혔다.

■환경중시 영향으로 시장 급성장=기존 납땜에 쓰이는 납은 납과 함께 또다른 유해물질인 카드뮴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미 유럽에서는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 협정에 따라 2006년 7월1일부터 납·수은·카드뮴 등 6가지 유해물질을 사용한 전자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조항이 통과됐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주요 전자업체들은 장기적으로 모든 조립과정에서 납을 없앤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삼성전기는 이번 신개발 기술로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앞으로 로열티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발과 동시에 일본의 납땜 전문업체인 니혼겐마에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납을 비롯한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현재 7천억원에 이르는 국내 납땜시장의 상당부분이 조만간 이 무연 솔더링으로 교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연 솔더링의 시장규모는 당장 내년인 2006년에 국내시장 1500억원, 세계시장 1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납 규제가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매년 30%씩 커지는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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