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2 19:32
수정 : 2008.07.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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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총소득(GNI)과 국내총소득(GDI) 증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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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환율로 교역조건 급속 악화
성장률 둔화…“국민 실질구매력 줄어”
고유가로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되고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대로 주저앉으면서 올해 국민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주요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국내총소득(GDI)과 국민총소득(GNI)이 1998년 이후 10년 만에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두번 뿐이다.
국내총소득은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1% 성장한 이후 4분기 2.6%, 올해 1분기 0.2% 등으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지난해 3분기 19조5천억원, 4분기 22조원, 올해 1분기 27조4천억원 등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은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는 만큼 수출단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국민총소득 역시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2% 성장에서 4분기 2.6%, 올해 1분기 1.3%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난 3월 비자카드 뉴욕증시 상장으로 11억7천만달러의 배당이 유입돼 국민총소득이 이례적으로 높았지만, 2분기에는 이런 요인이 없어 국민소득 증가율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외국인이 받은 배당금도 지난 4월 이후 집중적으로 빠져나가 2분기 국민총소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국민총소득은 국내총소득에서 국외 거주 국민들의 월급이나 배당 등을 가감해 산출된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갈수록 성장률이 낮아지고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국민소득 지표들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부적으로 올해 국민총소득 등이 1% 미만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유가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세계경기는 위축돼 수출단가를 올릴 수 없는 형편이어서 국민소득 지표의 마이너스 성장도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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