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6 17:51
수정 : 2008.07.0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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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의 태양광발전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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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14㎿급 규모…1100억원 투자
“연 130억 매출 예상…탄소배출권 수익도”
지난 4일, 기름때를 벗어버린 충남 태안. 새파란 여름바다를 지나 조금 차를 달리니 지난달 말 상업생산 가동에 들어간 엘지의 태양광발전소(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 30만㎡ 대지 위에 설치된 태양전지 모듈 7만개가 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현재 국내에 완공된 태양광발전소 가운데 단일 규모로선 가장 큰 14㎿급의 이 발전소는, 태양광을 신수종사업으로 점찍은 엘지가 1100여억원을 투자해 처음으로 직접 짓고 운영하는 시설이다. 이전엔 엘지시엔에스 차원의 발전소 사업개발만 있었을 뿐이다. 1년 전력생산량은 태안 지역 전체 2만가구의 40% 정도인 8천가구를 커버할 수 있는 19GW. ㈜엘지가 100% 출자해 세운 자회사 엘지솔라에너지는, 한전에 전기를 판매해 연간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1만2천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탄소배출권 판매수익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지의 ‘태양광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엘지화학(폴리실리콘)→실트론(웨이퍼)→엘지전자(태양전지 셀과 모듈)→엘지시엔에스(발전소 사업개발)→엘지솔라에너지(건설 및 운영)로 이어지는, 태양광 수직계열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세계 태양광시장은 지난해 300억달러 규모에서 2011년 1200억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되는데, 엘지 쪽은 반도체나 피디피 기술의 응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156㎜×156㎜의 태양전지 60개를 붙여놓은 모듈값이 피디피 모듈값에 맞먹는 등 최근 태양광 붐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도 수직체계 구축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안성덕 엘지솔라에너지 대표는 “엘지전자는 조만간 별도 사업부 발족을 검토 중”이라 전하며 “내년 말쯤 되면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개발을 맡은 엘지시엔에스의 박성준 미래전략사업부문장은 “태안발전소의 철근구조물은 순간 초속 60m의 강풍에 견딜 수 있으면서도 모듈을 2단까지 쌓았던 다른 시설과 달리 3단까지 쌓았다”고 기술력을 자랑했다. 통합모니터링·원격관리 시스템 덕에 30만㎡ 넓이 시설에 상주인원 7명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 또 지열을 식히고자 바닥에 까는 흙이나 자갈 대신 잔디를 심는 등 친환경 발전소로 설계했다. 이 발전소는 태안의 새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태안종합에너지특구엔 태양광발전소 외에도 해상풍력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태안/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사진 ㈜엘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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