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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06 19:58 수정 : 2008.07.07 00:17

원화 환율 추이 및 정부 당국 개입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 “달러 매도 통해 시장개입 계속” 시사
1달러 1100원도 불안…“개입 신중해야” 의견도

1020원, 1030원, 1040원.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4일엔 1050원선까지 내줬다. 외환당국이 지난 5월 말부터는 약 150억 달러를 시장에 쏟아부었으나, 환율 상승세를 막기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정부는 환율방어 의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6일 오후 만나,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안정에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 상승을 강력히 억제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 총성 없는 전쟁터 지난 5월 말부터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뒤 하루 변동폭이 최대 22.6원(7월2일)에 이르고 있다. 매도 개입 효과가 떨어지면 즉시 달러를 과매수를 하는 투기적 매매가 심심찮게 목격된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장이 서자마자 환율이 급등하면 딜러들의 관심은 당국의 개입 시점과 물량에 온통 쏠린다”며 “타이밍을 놓치면 앉은 자리에서 수십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대비 110원 이상 오를 정도로 환율이 고속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뭘까. 딜러들은 시장 자체의 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노상칠 국민은행 팀장은 “외국인 주식매도, 경상수지 적자, 유가 고공행진 등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요인들로 넘쳐난다”며 “최근 2~3년 동안 원화 강세 흐름 탓에 과도했던 저환율 베팅이 지금은 거꾸로 고환율 베팅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환율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상승 속도 측면에선 정부 책임이 주로 꼽힌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상반기 외환당국이 시장 상황을 잘못 파악한 측면이 있다”며 “그렇게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다면 지금 달러를 내다팔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좀더 섬세한 접근 필요” 환율 상승은 어디쯤에서 멈출까. 시장의 수급만 따져보면 1100원선도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거래하다 보면 달러 매수 자체가 쉽지 않다. 환율이 더 올라갈수록 (매수) 응집력도 커지는 것 같다”며 “1060원선이 무너지면 역외권에서 공격적 매수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엔 최대 1140원선까지도 못 가라는 법 없다”고 밝혔다. 노상칠 팀장도 “과거 외환위기 때처럼 끝없이 위로 (환율이) 날아가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팽배하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선 고점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에 섬세한 개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정부가 감정적으로 환율을 내리누르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며 “10여분 동안 50억달러 가까이 팔기도 하는데, 딜러들은 이를 ‘선물’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은행의 딜러도 “물가 탓에 개입 명분은 인정하지만 외환당국의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당국이 개입하면 매수 호기로 여기는 세력들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권우현 우리은행 과장은 “매수세가 폭주하는 상황에서 외환당국 개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유가 급등세와 증시 폭락세가 잦아들 때 개입한다면 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적을 것 같다”고 주문했다.

김경락 정남구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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