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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7 18:42 수정 : 2005.04.27 18:42

중소기업 대출문 넓어지나 했더니…
3월 5.79%…대기업과 격차 갈수록 확대

은행에서 돈을 못빌려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들이 이젠 고금리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 수원에서 소형 모터를 생산하는 ㅅ전기 이아무개 사장은 최근 은행에서 돈을 갖다 쓰라는 전화를 받았다. 몇년 만에 받는 전화라, 이제 경기가 좀 풀리려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창구 직원이 제시한 대출 금리는 연 6%로, 몇년 전 받았던 금리보다 0.5%포인트가 높았다.

이 사장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문을 넓힌다더니 금리는 계속 올리고, 돈을 빌려주더라도 금융거래 실적은 물론 매출 실적에 직원 수까지 따지고 있어 오히려 문이 더 좁아진 느낌”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기 반월공단에서 이동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ㄱ기업 사장도 “어렵게 대출금 만기 연장은 받았으나, 대신 금리를 크게 올려 거래 업체에서 대금을 받자마자 이자 갚기도 빠듯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한 대기업(통신 업체) 자금담당 임원은 “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려줄테니 돈을 빌려가라는 요청을 많이 받지만, 투자가 대거 유보된 상황이라 빌려도 돈쓸 데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대기업-중소기업 금리 차별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집계한 3월 가중평균 금리동향을 보면, 금융권의 대기업 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 금리는 계속 올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돈 많은 대기업들은 자금 수요가 없고, 중소기업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여신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들의 대기업 평균 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달과 같은 연 5.19%였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5.79%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5.62%를 나타낸 뒤 올해 1월 5.70%, 2월 5.73%, 3월 5.79% 등으로 석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출금리 격차는 0.6%포인트로 벌어져 지난 2002년 5월의 0.74%포인트(대기업 5.86%, 중소기업 6.60%) 이후 2년10개월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없던 중소기업에 신규대출이 나가면서 전체적인 금리가 올라갔을 수도 있다”며 “은행들이 닫아뒀던 중소기업 대출 문을 열고 있는 신호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은행들은 대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소기업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한은 금융통계팀의 박승환 차장은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승은 은행의 보수적인 여신취급의 탓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대출 취급 비중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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