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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커지는 데 견줘 이를 따라잡지 못하던 실물지표가 지난달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이 무려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건설경기도 개선돼 경착륙 우려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과 유가 등 외부 변수의 방해가 없다면, 이르면 2분기부터 실물경기가 회복 추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및 1분기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산업활동은 생산과 소비, 투자 등에서 고르게 개선됐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3월보다 4.8% 증가했고, 내수지표인 도소매 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1.3%와 2.2% 늘어났다. 실물지표의 개선은 주로 내수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도소매는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고, 특히 1분기 중 소매업은 1.2% 늘어나면서 무려 9분기(2년3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돼 내수회복 기운을 실감하게 했다. 소매업은 월별 기준으로도 대형 할인점과 홈쇼핑, 백화점 등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2월 6.2%, 3월 3.6% 등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김광섭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연초 월별 동향은 설 등 계절적 변수가 많아 분기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올 1분기 소매업의 증가세 반전은 내수회복에서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경착륙이 우려됐던 건설경기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기성’(현재 공사중)이 5.8% 증가했고, 반년 정도 뒤의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무려 72.7%나 증가했다. 이런 수주 실적은 2003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또 앞으로 경기의 전환 시점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가 석 달 연속 상승해, 국내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거나 이미 바닥을 벗어났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들의 기대심리도 호전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가 85로 전달보다 3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기준치인 100을 여전히 밑돌아 본격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경제분석팀장은 “그동안 심리지표에 비해 저조했던 실물지표가 소매업 등 내수지표를 중심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본격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실물경기의 회복 추세 진입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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