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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2.3기가 휴대인터넷) 사업을 포기하면서 앞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진출까지 허용하면 죽기살기식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 들뜨는 초고속인터넷 시장=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지난 2월 가입자가 1200만명을 넘으면서 포화단계로 접어들었다. 연평균 가입자 증가율이 5% 밑으로 떨어졌다. 가입자를 이보다 큰 폭으로 늘리려면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와야 한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하나로텔레콤의 선언이 가입자 쟁탈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나로텔레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다른 업체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도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케이티가 하나로텔레콤의 선언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빌미로 삼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케이티는 지난해 말 현재 610만명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올해 65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5만~6만원 하는 프리미엄 상품의 월 이용료를 4만2천~4만5천원으로 내리고, 부가서비스 이용료를 깎아주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케이티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가입자 유치 수수료를 확대하고, 협력업체를 통해 가입자를 모을 계획도 갖고 있다. 케이티 초고속사업팀 관계자는 “경쟁업체 시장점유율이 높은 지역의 고가상품 이용자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아직은 공격적으로 나가지는 않고 있다. 하나로 “전략투구”…파워콤 진출 코앞
점유율 1위 케이티 공격마케팅 나설듯
“시장 혼탁” 우려반 “품질 향상” 기대반 ■ 품질·가격 경쟁 예상=하나로텔레콤 등 기존 업체들은 파워콤의 가세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초고속인터넷 품질이 높아지고, 고객 맞춤형 요금제가 등장하는 등 순기능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이미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이 인터넷을 초당 1억비트 속도로 주고받게 하는 ‘100Mbps 브이디에스엘(VDSL)’ 상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서비스까지 이용하게 한다. 지금은 초당 5천만비트 속도를 제공하는 50Mbps 브이디에스엘이 가장 빠르다. 이는 광동축혼합망(HFC)을 사용해, 앞선 속도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워콤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파워콤은 최근 정보통신부에 초고속인터넷 사업허가를 신청했다. 특별한 걸림돌이 없어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도 초당 최대 1억비트 이상 속도를 제공하는 ‘광랜’ 상품을 앞세워, 대형 아파트 단지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블텔레비전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이용료를 낮춰, 기존 케이블방송 가입자들이 함께 이용하도록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포기 명분으로 파워콤을 물고 늘어져서 그렇지,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용자 쪽에서 보면, 품질과 가격 경쟁 덕에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싼 값에 이용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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