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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6 11:54 수정 : 2005.05.06 11:54



기간·별정통신사업자 경쟁, 하반기 상용화 앞둬…요금·망 접속료 등 문제 해결해야

2000년 1월, 새천년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는 때마침 불어닥친 정보기술(IT) 붐에 올라타고 통신업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무료로 시내·시외전화는 물론 국제전화까지 걸 수 있다는 건 크나큰 매력이었다. 비슷한 서비스가 줄줄이 등장했고, 장비업체들도 덩달아 신이 나 매출전표를 끊어댔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지금, 당시의 ‘통신혁명’을 주도하던 업체들은 보이지 않는다. 낮은 통화품질은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리게 했고 과열 경쟁은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며 제 살을 깎았다. IPTV와 DMB, 휴대인터넷 등이 ‘통신혁명’의 이름표를 가로챘고, 기술도 몰라보게 발전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화’가 또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번엔 지난날의 실패를 거울 삼아 제대로 된 서비스와 통화품질로 얼굴을 내밀려 한다. 편리함도 더했다. 예전처럼 PC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일반 전화로 걸고 받는 일이 모두 가능해질 거란다. 전망대로라면 꽤나 편리해 보인다. 과연 어떤 서비스기에?


인터넷전화는 말 그대로 인터넷망을 이용한 전화통화 서비스다. 겉보기엔 공중 전화교환망(PSTN)을 이용하는 지금의 유선전화와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유선전화기와 비슷한 모양의 전용 단말기(전화기)를 이용해 시내·시외·국제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똑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음성통화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인터넷전화기를 구매하면 문자메시지(SMS)나 e메일 전송, 화상대화 등 보다 발전된 서비스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시내·시외전화 구분 없이 똑같은 요금을 적용받는다는 점도 차이다. 통화방식도 전화→전화뿐 아니라 전화→PC, PC→전화, PC→PC 등 다양하다.

물론 지금도 ‘인터넷전화’라는 이름을 단, 이와 비슷한 방식의 서비스가 있다. KT나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등 기간통신 사업자와 쓰리알소프트, SK네트웍스 등 별정통신 사업자들이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이미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들은 엄격히 보면 ‘반쪽 서비스’에 불과했다. 전화를 걸 때는 인터넷망을 이용했지만, 받을 때는 일반 전화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 전용 수신번호가 없는 탓이다.

이 때문에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 등 시내전화 사업자들은 발 빠르게 수완을 발휘해 기존 시내전화번호에 인터넷망(VoIP)을 얹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이용자 편의를 위해 임시로 ‘050’과 같은 전용번호를 부여해 가입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기존 전화망이 없는 별정통신 사업자들은 ‘0303’처럼 별도의 식별번호를 이용자에게 부여하거나 전화를 걸 때 ‘*’를 먼저 누르는 등 저마다 전화거는 방법이 달랐다. 제각각인 수신체계는 이용자를 혼란스럽고 불편하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보다 못한 정통부가 체제정비에 나섰다. 정통부는 2001년부터 전담반을 꾸려 제도 정비와 함께 업계 내부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인터넷전화 역무를 신설하고 착신번호 등을 결정한 ‘인터넷전화 역무고시’가 탄생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전화도 이동통신(010)처럼 별도의 식별번호 ‘070’을 이용해 서비스하게 된 점이다. 또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품질인증 시험을 거쳐 일정한 통화품질을 갖추면 정통부의 허가를 거쳐 누구나 070 착신번호를 이용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KT나 하나로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거머쥐고 있던 유선망 대신, 기술과 서비스 능력만 갖추면 누구나 전화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신사업의 고질적인 ‘망 독점’이 무너지고 자유로운 경쟁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하나로, “인터넷전화로 유선통신 열세 만회”

경쟁은 이미 불붙었다. 지난 3월 말 정통부가 접수한 기간통신사업 허가 신청에서는 모두 8개의 사업자가 인터넷전화 역무신청을 냈다.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온세통신, 드림라인, SK네트웍스,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 SK텔링크 등이다. 이들은 6월 말 정통부의 사업허가가 결정되면 이용요금 등을 신고하고 이용자를 모집, 하반기 중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태세다. 정통부는 심사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한, 신청서를 낸 모든 사업자에게 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별정통신사업자도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네트웍스, 애니유저넷, 큰사람컴퓨터, 무한넷코리아, 윈텔 등이 이미 TTA의 품질인증 시험을 통과해 070 인터넷전화 사업자로서 자격요건을 갖춘 상태다.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이용자는 인터넷전화기를 구입해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한 뒤 원하는 서비스업체에 사용 신청을 내고 ‘070-AB××-○○○○’(기간통신) 또는 ‘070-ABC×-○○○○’(별정통신) 형태의 번호를 부여받는다. 물론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먼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국번의 앞자리인 ‘AB’와 ‘ABC’는 사업자 식별을 위해 부여되는 고유번호다.

▲ 하나로텔레콤의 인터넷전화 전략상품 ‘인터넷전화 영상전화’.


기간통신 사업자를 놓고 보면,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 등 후발 사업자들이 KT보다 인터넷전화사업에 더욱 적극적이다. 특히 유선전화부문에서 KT의 뒤꽁무니만 바라보던 하나로텔레콤은 이 참에 인터넷전화를 통신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략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분위기다. 하나로측은 “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전화 커버리지(서비스 가능 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유선전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기술적 대안”이라며 인터넷전화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로측은 일찌감치 인터넷전화사업을 다져왔다. 이미 1999년부터 일반 전화처럼 시내전화번호로 걸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2년 4월에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상용 서비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초고속 인터넷 기반으로 영상 통화가 가능한 ‘인터넷전화 영상전화’ 서비스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8월부터는 초고속 인터넷·방송·인터넷전화를 한데 묶은 ‘트리플 서비스’(TPS: Triple Play Service)를 내놓을 예정이다.

인터넷과 결합된 특성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덧붙일 생각이다. 집에서 영상전화를 통해 의료상담을 받는 원격진료와 일대일 영어회화와 같은 원격교육 서비스, 집 안의 전기·전자제품 등을 밖에서 제어하는 원격제어 서비스와 원격 법률상담 등이 이용자의 눈길을 붙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오는 6월 정통부로부터 사업자 허가만 떨어지면 별정통신 사업자와 상호접속 기준 등을 마련한 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상용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일단은 기존 전화사업이 아우르지 못하는 ‘전화음영지역’을 중심으로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시장 동향을 봐가며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2005년 4월 현재 하나로텔레콤이 아우르는 통화 가능 지역은 전체 144개 통화권 가운데 28곳으로, 올해 하반기 6~7곳을 추가하면 연말에는 37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 그림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하나로측의 커버리지는 지금의 440만세대에서 650만세대까지 늘어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는 셈이다.

지난 4월21일에는 별정통신 사업자인 삼성네트웍스가 기업 고객을 겨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선보여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500여개 업체의 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이번 설명회에는 단순 음성통화 외에도 △사무실로 걸려 온 전화를 외부에서 받는 외부 원격통화 △음성과 영상을 결합한 영상회의 △여러 개의 전화번호로 동시에 받는 동시 착신 △하나의 단말기에 여러 개의 번호를 부여하는 멀티넘버 △아웃룩 주소록을 통한 전화 걸기 등 눈길을 잡아끄는 여러 기능들이 소개됐다.

삼성네트웍스는 일반 가정집이 아닌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서비스에 집중할 생각이다. 정혜림 삼성네트웍스 과장은 “이제 사업 신청을 한 기간통신사업자들과 달리, 삼성네트웍스는 일찌감치 070 번호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며 “KT나 하나로텔레콤처럼 기존 유선사업과 충돌하는 일도 없는 데다 타깃 고객도 다른 만큼, 충분히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네트웍스는 기존 기업용 음성 기반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로 48%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5월께 상호 망 접속 기술테스트가 끝나고 망 접속료 등의 현안이 해결되는 대로 곧바로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채비를 마친 상태다.

KT, 기존 유선시장 잠식 우려 ‘속도 조절’

발 빠르게 서비스 준비에 들어간 대부분의 업체들과 달리, 기존 유선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는 오히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선전화부문이 인터넷전화와 정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제’다. 다시 말해 기존 유선전화를 쓰던 이용자가 인터넷전화 서비스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유선전화 이용자는 줄어든다. KT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의욕 있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기존 유선전화사업에만 마냥 매달려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02년 4조8870억원에 이르던 유선전화 수익은 2003년 4조7100억원, 지난해에는 4조4550억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유선전화는 여전히 전체 수익의 37.6%(2004년 기준)를 차지하는 일등 수익원이다. 그러니 KT로선 유선전화사업부문을 외면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KT측도 이를 인정한다. 최순철 KT VoIP사업부장은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유선전화 매출을 잠식할 것은 분명해 보이며, 이 점에 KT로서도 고민스런 대목”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제 살 깎기식 사업이 될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터넷전화는 기업이 밀어붙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서비스이므로,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KT의 입장”이라고 설명한다. “당장은 유선전화의 매출을 잠식하겠지만, 향후 광대역통합망(BcN)이나 차세대 네트워크(NGN) 등을 고려하면 발을 뺄 수 없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래서 KT는 기존 유선전화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인터넷전화의 특화된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서비스 대상도 일단은 기업시장을 겨냥했다. 지난 2003년 말 개발한 기업용 IP기반 구내교환기를 고객의 건물에 설치해 국내·국제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가정을 겨냥한 서비스는 ‘속도 조절’을 할 생각이다. 역시 매출 감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탓이다.

하지만 이로써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당장 시작되는 건 아니다. 이용요금이나 상호 망 접속료 등을 둘러싸고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네트웍스는 지난 4월21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결합한 인터넷전화 설명회를 열었다.


앞서 말했듯, 인터넷전화는 자체 망을 갖추지 못한 별정통신사업자도 사업허가를 받으면 언제든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공정 경쟁 체제’다. 그렇지만 자체 망을 갖지 못한 사업자는 망을 소유한 KT나 하나로텔레콤 등의 통신망을 빌려 쓰는 대가로 일정한 돈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접속료를 받는 쪽은 통화 품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물론 초고속 인터넷망과 기존 전화망(PSTN) 간 상호 접속할 때도 유형에 따라 일정한 접속료가 부과된다. 이것이 망 접속료다.

정통부는 올해 1월 인터넷전화 서비스의 조기 정착을 위해 관련 업계 경영진이 참석하는 ‘인터넷전화 활성화협의회’를 구성하고 서로 다른 망끼리 상호 접속과 연동에 관한 세부안을 마련하는데 발 벗고 나섰다. 그럼에도 전화망과 달리 원가계산이 쉽지 않은 인터넷망의 특성상 적절한 요금 수준을 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접속료를 정산하는 정산소인 ‘클리어링 하우스’(Clearing House) 설립도 이뤄져야 한다. 각 사업자 간 인터넷전화 호를 연결하고 과금과 정산을 하는 핵심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전화 연동 표준을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용요금 문제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신사업전략연구팀이 지난해 5월 1개월 동안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저렴한 요금’을 든 응답자가 전체의 59.3%로 월등히 높았다. 일반인에게 ‘인터넷전화는 저렴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책당국이나 업계에서 곤혹스러워 하는 대목도 여기다. 인터넷전화는 시내·시외전화 구분 없이 똑같은 요금을 적용한다. 현재 KT의 경우 시내전화는 3분에 39원, 시외전화의 경우 3분으로 환산하면 대략 270원 꼴이다. 이 때문에 시내·시외전화 구분 없이 똑같은 요금을 적용할 경우 최소한 지금의 시내전화 요금보다는 높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순철 KT VoIP사업부장은 “인터넷전화는 단일 통화권이고 통화품질도 유선전화와 같은 수준이니만큼, 지금의 시내전화 요금보다 높게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시내전화요금과 똑같이 책정할 경우 시외전화 요금과의 차액(270-39=231원, 3분당)만큼 시외전화를 걸 때마다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KT측은 적어도 3분당 40~50원선은 돼야 수익을 그럭저럭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현행 시내전화요금보다는 높고 시외전화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2009년 1조원 돌파…시장 선점 불 댕겨

하지만 인터넷전화 요금이 기존 시내전화 요금보다 높을 경우 초기 가입자를 유치하기가 만만찮다. 이 때문에 사업을 준비 중인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요금 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이용요금은 ‘신고제’로, 각 사업자가 판단에 따라 정통부에 요금을 신고하면 그만이다. 6월 말 사업허가를 얻은 뒤 사업자가 신고하는 요금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정책당국인 정통부도 이 점이 염려스럽다고 말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를 생각하면 요금을 낮추는 게 옳지만, 업계의 수익 감소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 관계자는 “유선전화망은 기간망인데, 그 수익구조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적자이고, 이를 방치하면 결국 전화망의 의미가 퇴색한다”며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묘안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정통부는 일단 올해 1월 초 결성한 인터넷전화 활성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업계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한편, 올해 6월 말까지는 합리적인 선에서 망 접속료와 이용요금에 대해 합의하도록 다각도로 주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IDC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터넷전화는 앞으로 4년 동안 해마다 평균 66.3%씩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635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도 오는 2009년께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부는 올해 휴대인터넷, 위성·지상파 DMB, 지상파 디지털TV 등과 함께 인터넷전화를 ‘8대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1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에 목말라 하는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이 불나방처럼 인터넷전화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다.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 메신저와 인터넷전화 만남
포털, 메신저폰 서비스 경쟁…통화 품질 높고 가격 저렴, 부가 서비스도 눈길



전용 식별번호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070 인터넷전화’서비스가 빠르면 7월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 형님격인 음성 기반 인터넷전화(VoIP)는 이미 널리 이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하는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 못지않은 깨끗한 통화 품질을 보장하면서, 전화요금을 아끼려는 알뜰 누리꾼들 사이에 유용한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포털 사이트들이 메신저와 결합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은 올해 1월 다음커뮤니테이션이 내놓은 ‘다음-스카이프’ skype.daum.net 메신저다. 유럽에 본사를 둔 세계적 인터넷전화 서비스업체 ‘스카이프’와 손잡고 내놓은 서비스로, 마이크만 갖추면 메신저를 통해 음성 및 문자대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5명까지 동시통화가 가능하므로, 음성회의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윈도우 외에도 리눅스나 매킨토시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아직은 PC에서 일반 전화기로 전화를 거는 ‘PC to 폰’을 지원하지 않아 PC끼리 통화할 수밖에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4월 중순에는 하나로드림의 하나포스닷컴이 초저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VoIP 전문 업체 쓰리알소프트와 손잡고 내놓은 ‘아이엠텔’ imtel.hanafos.com은 국제전화 요금이 1분당 40~94원으로 사실상 국내 최저가 요금이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일반전화를 이용할 때 KT와 데이콤이 1분당 288원, 삼성네트웍스와 SK텔링크가 각각 180원, 156원인 데 비해 아이엠텔은 1분당 60원으로 많게는 4.5배 이상 싸다. 월 기본요금도 없다.

PC to PC, PC to 폰, 폰 to PC 등 다양한 통화 방식을 모두 지원하며 휴대폰으로도 전화를 걸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0303’ 식별번호를 사용하고, 부재 중 메시지를 저장하는 음성사서함도 제공한다.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음성메시지를 보내거나 예약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PC에 USB폰이나 헤드셋을 연결하면 통화 가능하다.

통화 품질 면에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주요 업체들마다 예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특별히 통화품질에 신경을 쓴 덕분이다. 다음과 손잡은 스카이프측은 통화 품질을 올리기 위해 P2P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수에 관계없이 PC끼리 깨끗한 통화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나로 아이엠텔도 마찬가지다. 아이엠텔을 공급하는 쓰리알소프트의 허수 개발팀장은 “음성을 데이터 패킷으로 전환해 네트워크를 통해 보낼 때 가능하면 2개의 패킷을 모아 전송하는 방식 등을 적용해 지연시간을 줄였다”라며 “네트워크 환경이 좋을 경우 휴대폰과 유선전화 사이인 MOS 3.6 정도의 통화 품질은 나온다”고 설명한다. MOS는 통화 품질을 구분하는 평가방법인데, 정통부는 기존 유선전화는 MOS 4.0 이상, 인터넷전화는 3.6 이상을 ‘합격선’으로 정해놓고 있다.

외국의 경우 스카이프의 성공에 자극받은 아메리카온라인(AOL), 구글, 야후 등이 이미 인터넷전화 서비스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MSN 메신저의 음성채팅 기능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스카이프 메신저를 서비스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 상반기 중으로 일반 전화와 휴대폰에도 전화를 걸 수 있는 ‘스카이프 아웃’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스카이프 아웃은 전 세계 120만명이 쓰는 스카이프의 대표적 유료 인터넷전화 서비스다. 다음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서나 깨끗한 품질의 통화가 가능하며, 요금도 최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비스와 요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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