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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3 15:21 수정 : 2005.05.13 15:21

불스아이의 행복한 부자되기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맞는 것이라면 다시 한번 자녀들에 대한 재테크교육에 대해 되씹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것만 믿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에 모든 시선을 빼앗긴 채로 써버리기만 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는 게 더 나은 건지 모르겠다.

사례1

27살 동갑내기 의사인 H씨 부부를 처음 만난 건 지난 3월 초 재테크 강의에서였다.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남편과 인턴과정에 있는 H씨는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잠시 살고 있다고 했다. 결혼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이들은,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여유자금 5억원으로 신혼살림집을 찾는 데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필자에게 자문까지 구하면서 아주 신중하게 집을 구했다. 지역은 물론이고 아파트의 건축연도와 대지지분 등도 꼼꼼하게 따져 결론을 내렸다.

사례2


중소기업 부장인 K씨는 젊었을 때부터 맨손으로 시작해 돈 모으기를 취미로 삼을 정도로 악착같이 살았다. 겨우 40대가 되어서야 5억원 정도의 재산을 손에 쥐게 됐다. 자신의 경험을 생각하면서 자녀들에게 미리미리 재테크교육을 시키고 있다.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고 틈나는 대로 돈의 소중함과 저축의 필요성을 가르친다.

20대 신혼인 H씨 부부와 평범한 40대 가장인 K씨의 모습을 보면서 같은 5억원이라도 의미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흔히들 ‘돈이 돈을 낳는다’라고 한다. 처음 1천만원 모으기가 가장 힘들고 다음으로 5천만원, 1억원, 2억원 순으로 금액이 커질수록 그 힘겨움이 작아진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금액대가 증가할수록 수익률 또한 평이하게 상승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급경사를 그리면서 상승하는 걸 볼 수가 있다. 차라리 5억원에서 10억원을 만드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부자들도 있다.

과정이 어찌되었든지 결과가 중요하다는 게 요즘의 추세이다. 하지만 탈무드에서는 ‘물고기를 잔뜩 잡아다 주기보다는 차라리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훨씬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한다. 복권당첨자 중에서 의외로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K씨의 자녀교육법이 나쁘지만은 않은 듯싶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맞는 것이라면 다시 한번 자녀들에 대한 재테크교육에 대해 되씹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부모들이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자녀들이 부모의 현재 모습에서 과거에 고생을 하며 부(富)를 쌓아가는 과정을 읽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것만 믿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에 모든 시선을 빼앗긴 채로 써버리기만 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는 게 더 나은 건지 모르겠다.

H씨 부부의 경우는 부모로부터 경제교육을 잘 받아 다행이다. 이들은 연애할 때도 재테크 강연회를 쫓아다니고 지금도 신문 스크랩이나 투자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자녀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줄 건지 아니면 일단 몇 년간은 먹고 살 수 있는 물고기를 아예 직접 잡아다줄 건지를 꼼꼼히 생각해 보자. <불스아이/ 재테크 칼럼니스트>


* 불스아이 moneymst@paran.com = 은행에서 10년이상 근무하며 풍부한 재테크 사례를 접해왔다. 책·강좌를 통해 그동안 현자에서 쌓은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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