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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3 15:41 수정 : 2005.05.13 15:41

아는 만큼 아끼는 차량 정비의 모든 것

차량 정비를 해보면 대체로 정비소마다 일러주는 고장 원인과 부품가격이 다르다. 자신이 생각했던 문제보다 심각하기도 하고, 의외로 멀쩡하기도 하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손해보험사에 맡겨 간단히 처리하지만 경미한 수리일 경우 대개는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직접 정비소에 맡기는 일이 많다. 사고차량 수리는 손해보험사에 믿고 맡기지만 일반적으로 주행시기나 차량 구입시기를 따져 부품을 교체할 때는 늘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아직은 교체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정비사가 무엇이 잘못됐다 지적할 경우 차가 생명과 직결되는 수단이니만큼 고치지 않으면 찝찝하기 때문이다. 차종에 따라 부품값은 달라도 기본적인 부품명과 각 부품의 교환시기는 비슷하므로 평소에 자동차 ‘속’을 알아두면 자동차도 오래 타고, 차 수리비도 아낄 수 있다. 계절도 바뀌고 나들이도 많은 요즘, 차를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면허를 딴 지 한 달도 안 된 초보운전자 김은경(33)씨는 운전감각을 잃어버릴까 봐 서둘러 중고차를 구입했다.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해 정보도 찾고, 주변의 도움도 얻어 비교적 새 차를 구입했다고 자신했으나 한 달도 안 돼 차가 덜컹거리며 왼쪽으로 차체가 기울었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불안한 김씨는 체인으로 운영되는 유명 정비소에 들렀고, 정비사는 매달 적금 붓듯 돈을 들여 문제가 심각한 순서대로 매월 고쳐야 할 부품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견적에 놀란 김씨. 차 뒷창엔 100m 떨어진 뒷차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크게 붙인 초보운전자 스티커에, 비교적 차의 속내를 모르는 여성 운전자라는 점에서 정비사가 자신을 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결국 다른 정비소 2곳에 들러 공통으로 지적한 고장난 부분만 수리했다.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김광선(27)씨는 과속으로 달려오다 브레이크 페달을 빨리 밟지 못한 뒷차로 인해 추돌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차는 보조범퍼와 뒷범퍼, 문짝이 찌그러졌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는 보험 가입자가 아니었고, 일단 헤어진 후에 견적을 뽑아 알려줌으로써 보상을 받았다. 보상금을 받은 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를 구입한 회사의 정비공장에도 가봤다. 견적은 10만원 정도 더 적게 나왔고, 그 돈으로 평소 문제가 있던 다른 부품도 함께 교체했다.

들쑥날쑥 수리비, 이유가 뭘까?

▲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GM대우 제공


사고가 난 차량이 수리를 위해 정비업체에 들어가면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는 보험 가입자를 대신해 정비업체에 수리비를 지급해야 한다. 정비요금의 기준은 표준정비시간(자동차 수리의 한 공정을 마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차량 종류에 따라 다르다)과 공임률(수리에 들어간 재료와 정비사의 노동력이 포함된 가격)로 계산된다. 자동차 수리비를 계산하는 데는 손보사와 정비업소가 합의한 표준정비시간과 공임률이 필요하다. 보험업계는 현재 평균 시간당 1만5천원의 공임률로 차량 수리비를 지급하고 있다. 손보사와 정비업체가 개별 계약을 할 경우엔 수리비가 1만2천∼1만3천원대까지 다소 낮아지기도 한다. 보험업계는 범퍼나 엔진, 문 수리나 긁힘 등 차량 사고 내용을 세분화해 표준정비시간과 공임률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따라서 차량 파손상태가 크다면 보험처리하는 것이 싸고, 경미하다면 직접 수리비를 내는 것이 보험료 인상을 막을 수 있어 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자사 정비소나 체인으로 운영되는 정비소의 경우 관리비, 품위유지비, 체인유지비 등이 발생하므로 일반적인 카센터에 비해 10~20% 더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순정품 사용이나 서비스를 보고 믿고 맡긴다는 점에서 터무니없이 비싸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뉴스에서 중고불량부품 시용으로 문제가 됐던 몇몇 카센터를 떠올리며 일반적인 동네 카센터를 터부시할 필요도 없다. 이곳에서는 단골고객 확보나 경쟁 업소와의 가격 경쟁 등으로 세차나 실내 청소 같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동네 카센터, 체인 정비업소, 차를 구입한 회사의 정비공장 어느 곳이든 정비업소 한 곳을 정해 지속적인 관리를 부탁하는 것이 차량 유지나 수리비에 있어 혜택을 볼 수 있다.

차, 겉만 보지 말고 속도 보자

기본적인 차 부품과 각 부품의 역할을 알면 시시때때로 생기는 이상 증세의 이유가 무엇인지 판단하기 쉽다. 자동차 정비용어를 보면 일본식 표현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마후라(머플러: 배기소음기), 로아다이(로워암: 맥퍼슨 스트럿 지지), 쇼바(쇼크업소버: 서스펜션에 장착되어 가속, 선회, 제동할 때 차체 자세가 과다하게 변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부품), 미션 또는 밋숑(트랜스미션: 변속기), 비후다(디스트리뷰터: 엔진점화를 위해 고압발생기에서 나온 고압을 순번에 맞게 점화플러그로 보내주는 부품) 정도는 바른 말과 뜻을 알아두면 좋다.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코너에서 차체가 흔들리며 불안하다면 1차로 쇼크업소버와 스트러스의 이상을, 차체 흔들림이 심하다면 2차로 엔진 이상을 의심해 볼 만하다. 휘발유 냄새가 난다면 연료파이프가 파손됐거나 카뷰레터 이상이다.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면 전기 관계의 쇼트나 엔진오일을 교체할 때이며, 에보나이트가 타는 냄새라면 브레이크라이닝이나 클러치판 이상일 수 있다. 진동이 오듯 핸들이 흔들리거나 타이어에서 소리가 나면 타이어홈에 돌이 박히거나 펑크, 바퀴의 불균형을 의심할 수 있다.

차의 각종 장치를 작동시킬 때 생기는 미세한 느낌도 잘 파악해야 한다. 비슷한 징후지만 해결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레이크를 밟을 때 스폰지를 밟는 듯 힘이 없다면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가 불량이거나 브레이크 오일라인 안에 공기가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 또 브레이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힘없이 푹 들어간다면 브레이크 오일이 새거나 다른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인간의 오장육부만큼 복잡하고 예민한 게 차인만큼 늘 안전점검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안전진단과 예상견적 산출방법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기본점검 요령과 부품 교환시기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일상적으로는 브레이크오일, 냉각수, 엔진오일의 양과 누수 여부를 체크하고, 각종 계기판, 페달의 유격 이상, 팬 벨트의 장력, 타이어 마모 정도를 점검한다. 주행거리에 따른 정비포인트도 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www.carten.or.kr에서는 엔진오일은 5천㎞에 한 번씩, 냉각수 부동액은 2년이나 5만㎞ 주행시, 점화플러그와 고압케이블은 2만㎞ 단위, 수동미션오일은 2만5천㎞, 자동미션오일은 3만㎞마다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한다.

차량부품 교체 및 수리를 할 때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차량견적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요즘은 각종 동호회나 전문 매체, 자동차 부속품 전문 쇼핑몰들에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 요즘은 차종에 따른 부품가격까지 자세히 소개돼 사이버 정비점검도 하고, 수리비 예상 견적도 미리 뽑아볼 수 있다.

실제로 자동차 부품 교환을 할 때도 순정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자동차 동호회인들은 재생품이 순정품처럼 동일하게 보증을 받을 수는 없지만 순정품이 고가인 경우가 있어 차량상태나 차주의 경제여건을 고려해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차량수리를 위한 견적 산출시 최소 2군데 이상에서 문의하고 비교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정비가 궁금하다면

한국자동차튠업연구회 www.katt.co.kr는 정비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정비인들의 모임으로 자동차 정비와 튜닝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SK 스피드메이트 www.speedmate.com에서는 수리비 예상 견적, 예약 서비스, 동영상 차량구조 보기, 정비 상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스테이션 www.m-station.co.kr은 차량의 이상 증상을 선택해 해당하는 고장 원인을 판정해 줄 수 있는 사이버 고장진단과 국내 모든 차종에 대한 정비료의 견적을 예상견적 산출 시스템을 통해 알려준다. 또 출동진단 서비스도 가능하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에서는 정비 관련 정보는 물론 자동차 관련 각종 피해 사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직영정비소(02-2634-4177)는 믿고 맡기면 저렴하게 차를 수리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김미영/ 한겨레 문화센터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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