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안건 ‘한살림’ 업계3위로
업계 4강체제로 판도 바뀔듯 국내 4위 영화회계법인과 6위 안건회계법인이 이르면 다음주 초 합병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말 국내 3위인 안진과 5위인 하나회계법인의 합병발표에 이은 것으로, 국내 회계업계 시장이 본격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14일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영화회계법인과 안건회계법인의 합병 작업이 막바지에 달해 다음주 초 합병사실을 공식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계법인 고위간부들은 합병조건에 대해 의견조율을 모두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와 안건이 합병할 경우 지난해 3월말을 기준으로 매출액 952억원대의 3대 회계법인으로 올라서게 된다. 1위인 삼일(2800억원)과 지난해 연말에 합병을 선언한 하나안진(1024억원)보다는 뒤지지만, 그간 2위였던 삼정(660억원)보다는 매출액이 훨씬 많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회계업계 판도는 삼일, 하나안진, 영화안건, 삼정회계법인 등 4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합병에 이르게 된 것은, 다국적법인인 언스트 앤 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영화의 경우, 안건과 합병함으로써 지난달 합병을 선언한 하나안진과 국내 2대 회계법인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건 입장에서는 올 5월에 다국적 법인인 딜로이트 투시와의 협력관계가 종료됨에 따라 다른 외국계 법인과의 제휴 또는 합병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회계연구원장 출신인 김일섭 전 이화여대 부총장이 법무법인 광장과 손을 잡고 이르면 1분기 안에 새 회계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3~6위 회계법인이 각각 합병의 길을 선택한 것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않고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나머지 중소형 회계법인에 자극을 줘 회계법인간 이합집산이 본격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hs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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