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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9 20:02 수정 : 2005.05.19 20:02

(왼쪽부터) 이용태 창업자, 이홍순 삼보컴퓨터 회장, 이홍선 전 두루넷 부회장, 김종길 전 부회장 \



창업자 아들 친인척 검증없이 경영참여
90년대부터 초고속 인터넷등 문어발 확장
수천억 적자에도 소유-경영 분리 시늉만

자수성가형 벤처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혀온 삼보컴퓨터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삼보가 지난 18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경영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경쟁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자기 브랜드 없이 값싼 피시(PC) 수출에 매달려온 영업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검증안된 2세로의 경영승계와 친인척들의 족벌경영, 방만한 문어발 경영이라는 ‘재벌병’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창업의 원동력이 됐던 벤처정신을 잊고 재벌흉내를 내다가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삼보컴퓨터의 위기는 이미 90년대부터 잉태됐다. 삼보는 비록 정보통신 분야가 중심이 되기는 했지만 50여개에 이르는 관계회사를 거느릴 정도로 방만한 경영행태를 보였다. 컴퓨터 제조부터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솔루션, 인터넷방송, 벤처캐피털까지 당시 ‘뜬다’던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했다. 하지만 삼보는 이들 사업에서 대부분 손실을 보았다. 90년대 초 무선호출(삐삐) 서비스업체인 나래앤컴퍼니(옛 나래이동통신)을 설립해 통신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동전화가 등장해 사업을 접어야했고, 시티폰에 재도전했다가 역시 실패로 끝났다. 삼보에 치명상을 입힌 것은 98년 시작했던 초고속인터넷 사업이다. 당시 삼보는 두루넷을 통해 이 시장에 진입했으나 2년 만에 부도가 났다.

잇단 사업실패와 관련해서는 이용태 회장의 장남인 이홍순 삼보컴퓨터 부회장과 차남인 이홍선 전 두루넷 부회장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이 회장의 두 아들 외에도 사위인 이정식 전 티지벤처 대표와 동서인 김종길 전 삼보컴퓨터 부회장 등이 경영에 참여했는데, 성적표는 모두 좋지 않았다. 삼보는 2003년 4월 이홍순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신 전문경영인인 박일환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하면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고 발표했다. 2002년 두루넷 등 계열사 투자에 따른 손실로 5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사실상의 문책인사였다. 그러나 불과 7개월여만에 이홍순 대표가 다시 최고경영자로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분별한 투자였지만, 방만한 경영으로 흘러가게 된 데에는 2세 승계의 한계와 족벌경영이 크게 작용했다”며 아쉬워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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