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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0 11:06 수정 : 2005.05.20 11:06

영화 <미트 페어런츠2> 가운데 한 장면.



영화속건강 | 미트 페어런츠2



전편에서 약혼녀의 아버지 잭 번즈(로버트 드니로 분)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며 결혼 허락을 받아낸 그렉(벤 스틸러 분). 이번엔 양가 부모의 상견례 자리를 마련한다. 마이애미의 집으로 번즈 부부를 초대한 것. 막상 초대는 했지만 그렉의 이마엔 수심이 그득하다. 아버지 버니(더스틴 호프만 분)와 어머니 로즈(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분)의 성향이 예비 장인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본능에 충실한(?) 그렉의 부모와 전직 CIA 출신의 고지식한 잭이 부딪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두 가문의 대결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코미디 버전으로 치닫는다. 사사건건 벌이는 일마다 그렉과 약혼녀의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 그 중에서도, 이 못 말리는 사돈들이 결정적으로 삐끗한 사건이 있으니, 바로 잭의 허리가 진짜 ‘삐끗’한 일이다.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잭에게 장난 삼아 풋볼을 제안하는 버니. 승부욕에 불타 오버한 잭은 그만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만다. 결국 잭은 허리를 다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번즈 부인, 로즈의 대응이 가관이다. 육중한 몸을 움직여 ‘마사지’를 하는 게 아닌가. 전직 의사라는 말만 믿고 허리를 맡긴 잭은 로즈의 과격한 마사지에 비명으로 화답(?)한다.

마사지는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해주는 ‘털 고르기’ 행동과 다름없다. 하지만 이 상황은 오히려 사돈지간을 원수지간으로 만들기에 딱 좋은 경우다. 허리 부상 직후의 대책 없는 마사지나 수기 치료는 외려 부상 부위를 악화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

영화에서는 잭의 상태가 급성 요부 염좌인 것으로 보인다. 흔히 말해 근육이 부상을 입은, ‘삐끗’한 상태인 것. 이때의 마사지는 오히려 부상 부위에 열을 가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허리를 다친 직후 24~48시간 사이에는 냉찜질이 필요하다. 시간은 10분 정도, 15분 간격으로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잭은 운이 좋은 경우다. 영화에서처럼 허리가 바닥에 먼저 닿은 ‘추락’의 경우, 대부분은 염좌가 아니라 척추 구조물에 큰 이상이 생길 확률이 높다. 만약 골절이나 디스크 탈출 등이 생겼는데 마사지를 받았다면 이는 응급 상황이다. 상태가 더 악화돼 간단히 치료받을 일을 수술까지 받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추락 등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할 때는 환자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운신할 수 없다면 환자가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하되, 될 수 있으면 엎드리는 자세는 피하게 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허리 부상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능동적인 치료와 운동을 적용할 때 훨씬 빨리 회복할 수 있다.

임재현/ 나누리병원 신경외과 부원장 www.nanoo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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