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게임도 이젠 3차원 실감영상

■ E3 출시 모바일 게임들

“더 실감나게, 더 단순하게, 더 재미있게”

모바일 게임이 달라졌다. 3차원 그래픽으로 휴대용 게임기 뺨치는 그래픽을 제공하고, 피시(PC)상으로 즐겼던 게임들을 휴대전화로 역동적으로 재현한다.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 ‘E3’에서는 올해 200여종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이들 모바일 게임은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비디오·피시 등 ‘주류’ 게임들과 달리 1년새 양적, 질적으로 큰 발전을 보였다. ‘모바일 강국’ 한국 게임들 역시 주목받았다.

3차원 게임 ‘이거 휴대전화 맞아?’

올해 모바일 게임의 최대 화두는 3차원 그래픽. 한국이나 일본에서조차 호환 단말기 보급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에이 등 유수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해 수십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게임로프트의 레이싱게임 ‘아스팔트 : 어반 지티(GT)’는 뛰어난 속도감으로 ‘피에스피’ 휴대용 콘솔 게임의 품질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20여개 명품 차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전 세계의 도로를 누비는 이 게임은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을 새롭게 갖춰 출시했다. 사운드 부분에서도 배경음악 5가지를 구비하고, 볼륨 조절을 가능하게 배려했다.

미국 1위 모바일 업체인 잠다트의 ‘토니 호크 프로스케이터 3D’나 이에이(EA) 스포츠의 ‘타이거 우즈 피지에이 투어 골프’ 등의 스포츠 게임도 3차원 그래픽을 잘 활용했다. 한국의 리코시스도 ‘스핑크스 앤드 바바’등 다양한 3차원 그래픽 게임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레이싱 그래픽 ‘콘솔’ 수준
심즈2 · 에이지Ⅱ 모바일로
‘원 버튼’ 게임 강세 여전

‘심즈’ 팬 다 나와라!

피시 게임의 모바일 출시 경향이 가속화됐다. 또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이에이는 가장 많이 팔린 피시 게임 ‘심즈’를 모바일로 내놓았다. ‘심즈2 모바일’은 피시 게임과 마찬가지로 친구를 사귀고, 직장을 다니며 집을 구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피시 게임에서 창조한 캐릭터를 이동전화로 내려받는 것도 가능하고, 높은 사양에선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II’역시 농사, 건축, 전쟁, 영토다툼 등 초기 피시 버전에서 사용자들이 했던 활동을 이동전화 상에서 고스란히 재현했다. 국산 엠엠오알피지(MMORPG) 게임인 엔텔리전트의 ‘삼국지 2 무한대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영국의 모바일 게임회사 ‘디지털브리지’는 올해 회사 이름을 ‘아이플레이’로 바꾸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모바일 게임은 쉽고 간단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단순한 이름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인기를 끄는 모바일 게임 대부분은 단순한 게임이다.

남코는 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팩맨’을 3차원 환경에서 구현한 ‘팩매니아’와 퍼즐 요소를 도입한 ‘팩맨 퍼즐’ 등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을 소개했다. 원 버튼 게임(버튼 하나만 움직이는 단순한 게임)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이쓰리넷은 18일 ‘동전쌓기2’의 미국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아이플레이의 조앤 래이시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고급 사양의 이동전화 단말기가 보급되면 피에스피(PSP) 등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서수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