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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일 업계 삼성의 선택과 집중 배워야”
비즈니스위크·이코노미스트도 엘지·삼성 격찬
미국과 유럽, 일본의 언론들이 새해 벽두부터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를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사들을 잇따라 싣고 있다. 14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한해 순이익 100억달러(10조원)’ 달성 발표와, 앞서 지난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CES)에서 보인 삼성과 엘지의 인상적인 모습 때문이다. ■ 일본 언론들, 일본 업체들에게 전략적 공세 촉구= 일본 내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와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요미우리신문>은 삼성전자의 100억달러 순이익 달성을 크게 다뤘다. 주내용은 ‘일본 업체 총단결로 타도 삼성전자’ 분위기였지만, 늘 한수 아래로 여겨온 한국 대기업의 실력을 이제는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을 보여줬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 1조엔 이익의 충격’이라는 사설을 통해 ‘삼성전자는 외환위기 때만 해도 결코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장래성이 없는 34개 사업을 매각·정리하고 반도체와 액정 등에 경영자원을 집중해 지금의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삼성의 강력한 리더십과 신속한 결단은 일본 경영자들이 배울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삼성전자와 사업 파트너가 되는 기업들이 나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일본 업계가 반격을 위한 전략적 공세를 보여주기를 촉구”했다.
<요미우리신문>도 15일치 경제면 머릿기사로 삼성의 실적을 소개하면서, 삼성이 지난해 낸 이익은 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마쓰시타전기를 비롯해 히타치·일본전기(NEC)·도시바 등 상위 10개 전자업체의 순이익을 합한 액수(5370억엔)의 2배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는 “이 정도의 이익률의 차이가 난다면 국내(일본) 기업도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업체들이 공동투자와 합작회사 설립 등의 합종연횡을 통해 다시 일어설 필요가 있다는 내용인 셈이다. ■ CES에서 다시 놀란 영·미계 언론들=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한국의 엘지’라는 제목으로 엘지전자의 도약을 커버스토리로 6페이지에 걸쳐 소개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엘지전자가 가전쇼(CES)에서 71인치 피디피(PDP)를 비롯해 휴대전화와 엠피3플레이어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이목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엘지전자는 ‘속도’와 ‘차별화’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엘지전자는 2002년에 월풀, 일렉트로룩스에 이은 세계 3위 가전업체로 부상했으며, 연내에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세계 4위인 지멘스를 추월해 3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보수적인 평가로 유명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 ‘최신 브랜드’(brand new)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전자를 칭찬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는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가 바로 이번 라스베이거스에서 돋보인 한국의 삼성전자”라며, “삼성은 한때 값싼 전자레인지 같은 것을 만드는 기업에서 멋진 평판텔레비전과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등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cool)한 브랜드의 하나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업체들이 차지하던 라스베이거스 가전쇼의 핵심 자리를 한국업체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 미국과 유럽 언론들을 놀라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도쿄/박중언,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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