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정부에 의존말고 노조는 제몫하라”

이헌재, 기업과 경제단체에 `쓴소리
‘최고경영자 연찬회’서 강연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업과 경제단체, 노조 등 각 경제주체들에게 강한 어조를 ‘쓴소리’를 했다.

이 부총리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경총 주최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특별강연에서 기업에게 “경제의 패러다임이 개방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더이상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 생산·고용·성장·소득창출의 주체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공개 기업에 대해서는 “사유 기업과는 구분되는 공개 기업의 경영권은 주주와 채권자, 종업원 등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행사되는 것으로 사유재산의 범위를 넘어선다”며 “최적자만이 경영할 수 있는 시장원리가 작동하도록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 역시 기업의 몫으로 과거처럼 정부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해져야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노조에 대해서도 “과거 기업과 대립해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단순한 이익단체 수준에 머물게 아니라 지식기반 경제로의 변화에 대응해 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적응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총리는 경제단체의 역할 변화도 강조했다. 경총에 대해 “소극적·방어적 역할에 머물지 말고 노사관계 취약기업에 대해 적극적 컨설팅을 통해 노사분규를 사전적·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경련에 대해서는 “시장경제가 안착되고 지속적 경제성장이 가능하도록 시장경제의 틀과 규범을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일부 재벌의 이해에 매몰되지 말고 경제 전체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