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 기준일은 1980년 1월4일이다. 이날의 지수를 100으로 해 시가총액식 종합주가지수를 산정한다. 시가총액식이란 기준시점의 모든 종목 시가총액과, 비교하고자 하는 시점의 모든 종목의 시가총액의 비례수치라고 보면 된다. 식으로 표현하면 ‘현재 주가지수=비교시 시가총액/기준 시가총액×100’인 형태다.
이 방식은 시장상황 변동을 손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주가×주식수’로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높거나 주식수가 많은 종목이 지수 결정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저가주들은 계속 주가가 하락해도 삼성전자 같은 초고액주나 주식수가 많은 종목이 상승가도를 달리면 종합주가지수도 상승한다. 이른바 주가 왜곡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렇게 왜곡된 지수를 보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
지난 1월14일 삼성전자의 2004년 4분기 실적발표 뒤 IT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대상승이 진행되고 있다. 1월 효과라는 주식시장의 오랜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상승세는 그것보다는 좀 더 기세등등하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국내 주식시장의 ‘한풀이 용틀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팀장님, 지금 들어가야 하지 않나요?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리 불안한지….”
“1000포인트는 가뿐하게 넘지 않을까요? 지금 들어가도 대박은 날 것 같은데.”
재테크시장의 가장 민감한 계층인 주부 고객들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한국 증시, 1000포인트를 향해 있다’, ‘소형 기술주 등 랠리 이끌 듯’, ‘코스닥 질주본능’ 등 최근 몇몇 신문의 머릿기사를 보면 모두 주식투자를 부추기는 과열문구 투성이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세라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원래 급등락이 심한 편이다. 때문에 기업 가치나 성장 기대감보다는 예쁘게 포장된 모습과 뜬소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주식시장 자금의 70% 이상이 투자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현재 연 20%를 넘나들고 있다는 점도 같이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안한다면 전문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주식형 간접 상품에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수익도 올리고 위험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직접 투자를 한다면 종목 선택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식은 비싼 블루칩이 아니라 몇 만원대의 옐로칩이나 중소형주다. 이런 종목들은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쉽게 휩쓸리는 종목들이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조금 더 냉정하게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 시점도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하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 불스아이 moneymst@paran.com = 은행에서 10년이상 근무하며 풍부한 재테크 사례를 접해왔다. 책·강좌를 통해 그동안 현자에서 쌓은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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