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8 14:15
수정 : 2005.01.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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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가지 사전 데이터를 수록하고 MP3 재생, FM라디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아이리버 전자사전 딕플 ‘D10’ . 소비자가격 29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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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사전(辭典)[명사]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뜻·용법·어원 따위를 해설한 책.’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사전’의 사전적 의미다. 하지만 10년이나 그보다 많은 세월이 지나면 사전의 의미가 다음과 같이 바뀌지 않을까. ‘낱말의 발음·뜻·용법·어원 등을 검색하거나 문자, 오디오, 영상 정보를 표시해 주는 휴대용 디지털 장치.’
지금이야 사전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법 두툼한 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다 보면 ‘책’은 사라지고 오로지 ‘디지털 장치’로만 존재하는 사전을 보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아이리버 www.iriver.co.kr에서 내놓은 ‘딕플’(모델명 D10)을 보노라면 그런 생각에 더욱 힘이 실린다. 아이리버 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대표적인 MP3 플레이어 전문 업체다. MP3 플레이어와 사전은 전혀 코드가 맞지 않을 것 같지만, 딕플의 기능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코드건 궁합이건 이보다 잘 맞을까 싶을 만큼 잘 어울린다.
딕플(Dicple)은 사전(Dictionary)과 MP3 플레이어(Player)의 합성어다. MP3 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전자사전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전자사전 중에는 MP3 재생에서부터 터치스크린을 내장한 컬러화면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만능 제품들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딕플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은 깔끔한 디자인과 요긴한 기능들로 가득한 실속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우선 깜찍한 노트북을 연상시키는 미끈한 생김새와 색상부터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능력이나 재주는 어떨까. 명색이 전자사전이라면 수록된 사전 데이터와 종류가 다양하고 쉽게 검색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딕플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무려 22가지 사전류를 집어넣었다. 종이책이라면 족히 수십 kg은 되었을 22권의 책이 겨우 245g짜리 ‘물건’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물론 편리하고 다양한 검색,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단어장과 숙어장 등 다른 전자사전에서 지원하는 부가기능들은 기본이다. 영한사전에서는 발음까지 들려주니 영어 학습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요긴하다. 게다가 텍스트 파일을 보여주는 뷰어 기능까지 있어, 공부를 하거나 잠깐 짬이 날 때 독서를 즐기는 전자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SD나 MMC 등의 메모리카드에 좋아하는 음악을 담아 딕플의 메모리카드 슬롯에 꽂는 순간 이 녀석은 MP3 플레이어로 변신한다. MP3업계에서 이름값 하는 업체가 만든 제품인 만큼, MP3 플레이어로서 기능이나 편의성도 돋보인다. 널찍한 화면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전을 닫은 상태에서도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휴대용 MP3 플레이어로도 손색이 없다.
물론 외국어를 익히는 데 필수과정인 듣기 학습에 MP3 재생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FM라디오 수신과 녹음까지 가능하니 라디오로 음악이나 교육방송을 들을 수도 있고, 음성녹음 기능을 이용하면 중요한 메모나 아이디어를 간편하게 목소리로 기록할 수 있는 재주까지 가지고 있다.
학교를 떠나는 순간 사전을 다시 펼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어디 세상이 제 생각대로 움직이던가. 취업, 승진에서부터 자격증 시험에 이르기까지 바쁜 시간에 사전을 뒤적이며 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보면 결코 적지 않다. 일생을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우리들에게 딕플 같은 재주 많은 전자사전은 꼭 필요한 파트너가 아닐까. 김달훈/ 객원기자 bergkamm@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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