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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정숙 red50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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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따라 필요한 돈관리 요령 조언을 해마다 명절이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여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꽃을 활짝 피우곤 한다. 노후를 고민하는 아버지, 아이들 교육 걱정이 많은 큰형, 첫 취업의 기쁨에 들뜬 막내 등 서로 나눌 얘깃거리는 넘쳐난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에게 꼭 필요한 ‘돈’ 이야기도 함께 나누면 어떨까. 나이별로 각기 다른 ‘재테크 덕담’을 전해주면서 서로의 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E돈관리 시작한 13살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 구분하렴" 이젠 너도 돈 잘 쓰는 법을 익혀야 한단다. 네 용돈은 아빠, 엄마가 힘들여 일을 해 번 귀중한 돈이기 때문이지.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단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픈 사람에게 밥 한 그릇은 ‘필요한 것’이지만 네가 사고 싶어하는 유명 브랜드 운동화는 ‘원하는 것’이야. 물건을 살 땐 우선 ‘필요한 것’을 사고, 그 다음에 ‘원하는 것’을 사야 한단다. 이것을 혼동하면 돈을 쓰고도 후회하고, 꼭 필요할 때에 돈을 쓸 수 없거든. 네 용돈을 쓸 때에도 이게 ‘필요한 것’인지 ‘원하는 것’인지를 꼭 생각해 보도록 하렴. 그런 일을 잘하기 위해선 용돈 기입장을 쓰는 게 중요하단다. 용돈 기입장은 매일매일 써야 해. 시간이 지나면 돈을 쓴 내용을 기억할 수 없고, 또 정한 규모보다 돈을 더 써버리게 될 수도 있거든. 예를 들어 간식비를 2천원까지 쓰기로 정했다면 반드시 그 안에서만 써야 하는데 너무 지나버리면 돌이킬 수가 없잖니. 또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단다. 당장 이번 세뱃돈부터 예금을 하면 어떨까. 네가 직접 예금을 해보면 큰돈이 모이는 게 어렵다는 걸 배울 수 있거든. 그러면 네 용돈의 소중함도 더 느낄 수 있을 거야. 사회 첫발 내딛은 27살
"수입 절반은 무조건 저축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됐구나. 옷을 입을 때 첫 단추가 중요하듯 돈을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란다. 어떻게 대박을 터뜨릴까 골몰하는 것보다는, 돈을 쓰고 모으는 방법을 익히는 게 네 나이 때 중요한 재테크 공부지. 일단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려 해서는 평생 돈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라. 적어도 수입의 50% 이상은 강제로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을 해야 한단다. 급여통장에서 적금 통장으로 자동이체가 되도록 하는 게 유혹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게다. 저축만큼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재테크가 없다는 사실을 평생토록 기억하고 살아가야 한단다. 적금에 가입할 때도 순서가 있단다. 일단 비과세 상품부터, 그 다음은 세금우대 상품에 가입하도록 해라. 비과세 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있지. 7년 이상 가입해야 비과세라 조금 길게 느껴지지만, 연말에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이자로 치면 훨씬 높단다. 또 적금을 하나의 통장에 몰기보다는 여러 통장으로 나눠 붓도록 하렴. 갑자기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지. 만기일을 나눠 놓으면 혹시 돈이 필요할 때도 중도 해지를 막을 수 있단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구입은 최대한 미루도록 하려무나. 차를 구입하면 유지비며 보험비가 꽤 많이 들어 저축에 소홀해진단다. 차를 일찍 사면 그 편안함만큼 네 종잣돈이 멀어진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도록 하렴. 식구 늘어나는 33살
"내집마련 대출·노후대비 점검하렴" 이제 첫 아이를 낳을 때가 됐구나.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비용으로 나갈 돈이 그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어날 게다. 따라서 최대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집중적으로 돈을 모아야 한다는 걸 명심하도록 해라. 아마도 네 나이 때 가장 큰 관심은 내집 마련이겠지. 청약부금이나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났다면 청약을 넣어보기도 할 거고. 부족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게다. 연봉이 3천만원 이하라면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게 좋단다. 금리가 연 5.2%로 가장 낮거든. 1억원까지 대출해 주므로 첫 집 마련에는 적당하단다. 대출을 조금 더 받아야겠다면 주택공사의 모기지론도 있지. 모기지론은 집값의 70%, 최대 3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단다. 금리는 연 5.95%지만 고정금리이므로 금리가 오를 땐 더 좋을 수 있단다. 또 이때부터 노후 준비에 나서야 한단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크기 시작하면 교육비가 늘어 노후준비를 놓칠 수 있거든. 연금상품에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입해야 똑같은 금액을 내고도 연금이 높아지므로 되도록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단다. 또 소득의 6~8%는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도 네 나이 때 중요한 재테크란다. 중고생 자녀 둔 45살
"사교육비 과감히 줄여 노후준비를" 요즘 평균 수명이 80살 정도니 인생의 절반 정도에 온 셈이구나. 네 인생을 가장 꽃피워야 할 때고, 너의 재산 역시 가장 늘어나야 하는 때다. 하지만 한번에 모든 걸 걸려 해서는 안 된단다. 30대엔 실패하면 재도전의 기회가 있지만 40대의 실패는 가족의 인생마저 저당잡힐 수 있기 때문이지. 따라서 투자를 할 때에도 늘 원금보전 여부를 꼭 살펴봐야 한단다. 아마도 가장 걱정거리는 교육비일 게다. 아이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면 사교육비가 만만치 않지.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은 엄청난 사교육비가 과연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란다. 아이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비싼 사교육이 그것을 모두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 혹시 남들따라 하는 것이었다면 과감하게 줄이고 노후 준비로 돌리도록 해라. 10년 이상 준비할 계획이라면 변액유니버설 보험 같은 것에 차곡차곡 여윳돈을 예치해 놓는 것도 좋단다. 조금 일찍 시작한다면 아이 학자금으로 빼 쓰기에도, 퇴직 이후 준비에도 좋을 것이다. 또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집을 늘리는 것에 관심이 많겠지. 큰 평수 아파트 청약을 위해서라면 청약예금을 준비하는 것도 좋단다. 이전에 부었던 청약부금이나 청약저축을 예금으로 돌릴 수도 있거든. 1천만원 이상 예치했다면 아무리 큰 평수라도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단다. 퇴직 준비하는 55살
“이자지급 금융상품에 관심갖게나” 우리 나이 때가 되면 퇴직금 관리가 가장 중요해지지. 아마 목돈을 맡겨놓고 생활비를 받아 쓸 수 있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졌을 거네. 은행을 이용한다면 후순위채권이나 하이브리드 채권 같은 것이, 관심을 좀 넓힌다면 선박펀드와 같은 것도 좋을 것 같네. 이런 상품의 금리는 연 5~8% 정도 되면서 이자를 매달 또는 3개월에 한번씩 지급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적당하지. 참,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할 때도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있네. 우선 60살 이상부턴 3천만원까지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할 수가 있네. 생계형 저축은 비과세라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 또 나머지 자금도 가족 명의로 분산 가입해 세금우대 혜택을 늘리도록 해야 하네. 세금우대 한도가 한 사람에게 4천만원까지니까.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임대용 부동산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네. 가격 상승 폭은 적지만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고 처분도 쉬운 편이지. 또 아이들이 결혼했다면 부부만을 위한 집으로 이사가면서 나머지 돈은 금융상품에 넣어 관리하는 것도 좋을 수 있네. 이제 우리의 여생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하니까 말일세. 김윤지 〈이코노미21〉 기자 yzkim@economy21.co.kr ■ 도움말=박정일 제일은행 재테크팀장, 국민은행 금융교육 티에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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