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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31 17:43 수정 : 2005.01.31 17:43

대기업 개발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지수(가명·31)입니다. 올해 하반기쯤 남편의 국외파견으로 말레이시아로 이주할 예정입니다. 그곳에서 얼마동안 살 지는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림잡아 5년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세금과 그동안 모아둔 저축을 어떻게 정리해 놓고 가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수입 월436만원(부부합산, 세후)

지출 185만원(생활비.용돈) 65만원(육아비)

저축 150만원(정기적금) 10만원(청약부금)

보험 15만원(남편 종신) 7만원(본인·자녀 건강보험) 4만원(상해)

자산 1억1천만원(전세보증금) 2천만원(예적금)




“3~5년 뒤 귀국 대비해 집 사둬라”
“저축은행·펀드에 절반씩 투자를”

▲ 한상언 신한은 재테크 팀장

김지수씨=남편이 현지법인 직원으로 채용된 거라 한국에 돌아오는 시점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일단은 3~5년 정도 생각하고 갑니다. 이 기간 동안 전세금과 저축액을 합친 1억9천만원으로 집을 사둬야 하는지, 아니면 금융상품을 이용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상언 팀장=저는 전세를 끼고 집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국내에 있을 때처럼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자산을 부동산에 묻어두는 게 낫습니다. 물론 집값이 이전처럼 크게 오를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금융상품에 비해 한 번 사두면 오랫동안 관리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심영철 팀장=제 생각은 다릅니다. 부대비용과 수익률을 생각한다면 부동산보다 괜찮은 금융상품에 넣는 게 낫습니다. 3억~4억원의 집을 사면 취득세, 등록세, 복비 등 1500만원 이상이 듭니다. 게다가 앞으로 집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적지만 주식시장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또 금융상품에 넣어두면 현지에서 좋은 투자처를 찾을 경우 현금으로 쉽게 바꿔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이런 경우에는 수익률보다는 가치 판단을 먼저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확실한 투자에 고수익을 노리고 뛰어드느냐, 아니면 귀국했을 때 살 집을 미리 마련해 두느냐, 둘 가운데 어느 쪽을 우선할지 정해야 합니다. 또 자산을 안전성과 위험성에 따라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지에서 생기는 여윳돈을 현지에 두게 되면 국내에서 볼 때 일종의 해외투자이므로 위험성이 있는 투자가 됩니다. 따라서 자산의 일부는 안전하게 부동산에 묻어두는 것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좋습니다.

심=자산의 분산관리 중요성에는 저도 생각을 같이합니다. 하지만 지금 집을 살 경우 앞으로 집값이 적어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올라줘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추세로 볼 때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차라리 자산의 반은 우량한 상호저축은행에 세금우대 정기예금으로 가입하고 나머지는 펀드에 투자하는 걸 고려하는 게 좋겠습니다.

김=이미 주가지수가 900을 넘어섰는데 펀드에 지금 가입해도 괜찮을까요?

심=주식시장의 수급사정이 좋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배당주나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가입시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이런 안정적인 펀드들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한=가치주 펀드 경우엔 주가지수와 크게 관계없이 투자해도 괜찮습니다. 가치주는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므로 전체 시장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죠. 대신 3년 정도 장기적으로 보고 해야 수익률이 제대로 나옵니다.

김=현재 매달 넣고 있는 보험상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보험사에 따라 가입자가 외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고지 의무를 정해놓기도 합니다. 종신보험만 해도 국내에서 일어나는 위험에 대해서만 보장을 하는 보험사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는 지역이 달라지면 보장도 달라질 수 있죠. 따라서 국외로 나가기 전에 미리 확인을 하고 처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심=건강보험도 외국 병원에 갔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세요. 만일 보장이 되지 않는다면 보험을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해지할 경우 국외 이주 같은 불가피한 사유에 대한 혜택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은행에서는 국외 이주로 중도해지를 하면 특별 중도해지로 처리해 줍니다. 특별 중도해지에 해당하면 중도해지이율을 적용받지 않아 손해를 줄일 수 있죠.

김=보험은 그냥 두려 했는데 나중에 낭패를 당할 뻔했네요.(웃음)

한=참 가시기 전에 대리인을 꼭 정해놓으셔야 합니다. 만약 집을 산다 하더라도 나중에 전세계약도 다시 해야 하고 가끔 챙겨야 할 일이 있기도 하죠. 금융거래도 요즘은 투자기간이 길지 않은 추세이므로 가입과 해지의 간격이 짧은 편입니다. 따라서 일단 대신 관리할 사람을 먼저 정해놓고, 제반 절차도 고려해 놓아야 합니다.

심=대리인을 정해놓되 가능한 인터넷으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금융기관에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한=외국 근무를 하면 저축을 많이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는 분이 외국에서 4년 정도 근무한 뒤 꽤 많은 돈을 모았습니다. 의뢰자도 외국에 얼마나 오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돈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현지에 잘 적응하고 낭비만 하지 않는다면 국내에 있을 때보다 두 배는 더 모을 수 있을 겁니다.

심=맞는 말씀입니다. 편하게 살려고 마음을 먹으려면 끝이 없습니다. 외국 근무를 재산을 불리는 좋은 기회로 적극 이용했으면 합니다.

정리 이현숙 <이코노미21> 기자 hslee@economy21.co.kr

상담후기
집산뒤 남는 돈은 펀드에

남편의 외국 취업이 결정된 뒤 현재의 자산을 어떤 식으로 ‘요리’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쳐다보지 않았던 금융·부동산 관련 책에도 눈이 갈 정도로 정보가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관련 정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차에 상담을 받게 돼 기뻤습니다.

상담 뒤 두 분의 조언이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상언 팀장은 심리적인 안정과 장기적인 투자 안목 차원에서 아파트 구매를 권하셨습니다. 이에 비해 심영철 팀장은 말레이시아에 장기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면 금융상품 투자가 수익 면에서 더 낫겠다고 조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분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기에 두 가지 조언을 절충하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거주는 3~5년 정도 예상하고 떠나지만, 앞으로 어떤 변수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예상보다 더 빨리 귀국할 경우를 대비해 내집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저평가된 집을 산 뒤 남는 3천만원 정도는 배당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 상품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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