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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이 설 선물용 상품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달 겨울 정기세일에 이어 설 매출에서도 지난해보다 나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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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냉골에 ‘온기’
유통업 매출 신장세 반짝회복 시선 여전
내수 경기가, 2003년부터 계속돼 온 침체의 터널에서 과연 벗어나기 시작한 것인가? 1월 내수 관련 각종 통계들을 보면,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내수 판매의 증가 등 긍정적 신호들이 감지된다. 그러나 일시적 요인에 따른 ‘반짝 회복’인지, 아니면 추세 전환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와 민간 쪽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달에는 갑작스런 추위와 설을 앞둔 상품 수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풍족한 특별상여금 지급 등 특수한 변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설령 이런 변화가 의미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영세 자영업이나 재래시장 같은 서민층에까지 확산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 “백화점 구매단가 커져”=1월 오랜만에 매출이 증가한 백화점 업계는 이미 소비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탄 게 아니냐는 성급한 진단이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1월 본점 방문 고객이 330만명에 이르러 지난해 1월보다 10% 가량 늘어났고, 고객들의 구매단가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도 “이전까지는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경향이 팽배했는데, 올 들어서는 값은 좀 나가더라도 품질을 따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서울 지역 4개 점포의 1월 매출 증가율이 24%로 전국 점포 평균보다 높아,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매출 증가는 갑작스런 한파에 따른 겨울옷 판매 증가 등이 주된 원인이었던 만큼, 몇달 더 지켜봐야 정확한 추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악의 상황은 이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동차 내수 판매 2년만에 증가”=1월 완성차 5개 업체의 자동차 내수 판매대수는 8만958대로 지난해보다 6.8% 증가했다. 내수 판매가 증가한 것은 200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판매대수는 6만5124대로 지난해 1월에 견줘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1월 자동차 내수 판매대수를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의 9만8189대와 비교하면 17.8% 감소했다. 올 1월 조업일수가 지난해 1월보다 이틀 정도 많았던 점도 아직 확실한 회복세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제시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통상 설 연휴 직전에는 판매 실적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데, 올해는 봄에 쏟아질 신차 대기 수요 탓인지 아직 큰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올해 디젤 승용차와 신차 출시,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5% 정도의 판매 증가율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반가운 카드 연체율 하락”=카드업계는 일단 지난해 10월부터 매출 증가율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월별 카드 매출을 보면 지난해 9월 12조7130억원에서 10월 14조2340억원, 11월 14조5820억원, 12월 16조69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1월 신용판매 매출이 약 1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1월의 1조64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비씨카드와 엘지카드도 1월 신용판매 매출이 지난해 1월에 견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는 또 연체율 하락을 반기고 있다. 들쭉날쭉한 매출보다는 연체율 하락이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단기 연체율은 낮아지고 회수율은 높아지는 것은 카드 업황이 호전될 기미”라고 말했다. 조성곤 홍대선 박효상 이본영기자 csk@hani.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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