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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월1일부터 32인치 슬림형 브라운관 디지털TV `슈퍼슬림 TV'(모델명 32FS1D)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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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슬림형 브라운관 TV가 이름만 빼고 크기와 두께, 가격이 모두 똑같아 눈길을 끈다. 2일 LG와 삼성에 따르면 두 회사의 슬림형 브라운관 TV는 크기 32인치, 두께 39㎝, 가격 149만원으로 모두 같다. LG필립스 디스플레이와 삼성SDI가 이들 회사에 공급하는 브라운관 두께도 35㎝로 똑같다. 다만 LG 제품은 ‘슈퍼슬림’, 삼성은 ‘초슬림’이란 이름을 달았을 뿐이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 크기 = 슬림 브라운관 TV의 탄생은 디지털 TV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브라운관의 몸부림이다. 전반적인 화질에서는 LCD와 PDP TV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최대약점인 두께를 줄임으로써 중흥기를 열겠다는 것이다. TV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하면 LCD 등과 경쟁하려면 적어도 30인치급은 돼야 하기 때문에 30인치대에서 표준모델로 자리잡은 32인치를 택하게 됐다는 게 두 회사의 설명이다. 이론적으로는 32인치 이상 제품도 개발할 수 있지만 현재 기술수준과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관측이다. ◆ 두께 = 삼성과 LG가 브라운관 모듈 두께는 35㎝, TV세트 기준으로는 39㎝라고 발표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두 회사의 브라운관 모두 35㎝를 조금 넘는다. 두 회사는 35㎝가 넘는 브라운관 모듈로 40㎝가 넘지 않는 TV를 만들려고 노력을 기울여 39㎝ 제품을 만들어냈다. 39㎝와 40㎝는 비록 1㎝ 차이 밖에 안나지만 소비자들이 ‘30㎝대’와 ‘40㎝’에서 받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운관의 두께는 전자총과 화면 거리를 얼마나 가깝게 만드느냐, 즉, 전자총에서 나오는 전자빔 각을 얼마나 넓히느냐에 달려 있는데 종전 일반평면 브라운관은 각이 100도 가량인데 비해 슬림 브라운관은 125도로 넓어졌다. 이 때문에 두께를 39㎝까지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브라운관 두께를 20㎝대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삼성과 LG는 브라운관 두께를 더 줄이는 작업에 이미 들어갔다. 그러나 단 1㎝를 줄이는 데도 엄청난 비용과 투자가 필요한 데다 생산성과 수율(양품률)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양사는 설명했다. ◆ 가격 = 물리적 시간으로 굳이 제품출시 발표순서를 따지자면 LG-삼성 순이다. 먼저 발표한 LG가 149만원에 내놓자 예상치 못했던 LG의 ‘기습’에 일격을 당한 삼성도 제품출시를 발표하면서 같은 가격대를 들고 나왔다. 물론 120만원대인 평면 브라운관 TV보다 조금 더 비쌀 것이라는 전망은 전부터 나왔지만 두 회사의 제품가격이 끝자리까지 정확히 일치한 것은 다분히 서로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 출시하면서 섣불리 경쟁사보다 더 비싸거나 싸게 내놓기가 부담스러웠던게 가격이 149만원으로 결정된 이유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 회사는 당분간 시장반응을 지켜본 뒤 판매가를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 모두 “겉으로 보이는 규격과 가격은 같지만 품질은 전혀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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