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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3 18:35 수정 : 2005.02.03 18:35

대주주 BIH, 리딩증권에 지분77% LBO방식 협상
노조 “외상매각”…대책위도 “기업사냥 놀음”반발

유상감자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 논란을 낳았던 브릿지증권의 대주주 비아이에이치(BIH)가 브릿지증권을 매각하는 방식이 편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릿지증권 노동조합은 3일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아이에이치가 브릿지증권이 보유한 나머지 현금성 자기자본마저 회수하기 위해 리딩투자증권에 ‘엘비오’ 방식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엘비오(LBO·레버리지드 바이 아웃)란 기업 인수·합병 방법의 하나로, 기업 인수 자금이 부족할 때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차입해 인수대금을 지불함으로써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브릿지증권 노조는 “이번 엘비오 방식은 일종의 외상 매각 형식”이라며 “리딩투자증권이 외상으로 비아이에이치의 지분을 인수한 뒤 나중에 브릿지증권의 유상감자 등을 통해 인수대금을 지불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계 대주주인 비아이에이치는 브릿지증권 보유 지분 77.45%를 처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29일 리딩투자증권을 배타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차입금을 동원하지 않고 나중에 인수대금을 주기로 하고 외상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브릿지증권 노조 쪽 주장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브릿지증권 인수 뒤 유상감자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준영 브릿지증권 정상화대책위원장은 “비아이에이치의 매각 방식은 정상적인 인수합병이 아닌 기업사냥 놀음”이라고 비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엘비오를 통한 기업 인수합병이 지난 1980년대 미국에서 성행하다 금융시장에 큰 후유증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비아이에이치는 지난 1998년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대유증권, 일은증권을 잇따라 합병해 브릿지증권을 만들었고, 그동안 세차례에 걸친 유상감자와 고율배당 등을 통해 투자원금(2200억원)의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번 매각까지 포함하면 1천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아이에이치의 대주주인 리젠트퍼시픽그룹의 전 회장인 짐 멜런은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중지 상태에 있다.

브릿지증권 노조는 “36억원 가량 자본잠식 상태인 리딩투자증권이 종합증권업 영업 경험이 전혀 없어 인수자로서 자격이 부적합하다”며 “리딩투자증권이 인수 뒤 유상감자를 진행할 경우 브릿지증권은 종합증권사 영업에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을 못맞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증권 노조는 매각 계약이 협상기한으로 정해진 오는 11일 이전에 체결될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이 이번 인수·합병을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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