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랜’ 도 인기몰이…시장선점 수익성 개선 시외·국제전화 업체인 데이콤이 틈새시장 발굴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돈을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채택돼 추진 중인 사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면서 회사 전체의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초 국내 처음으로 시작한 이동전화 컬렉트콜 서비스(1633번)가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이동전화 정액요금제에 가입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티와 에스케이텔레콤(두 업체 모두 1541번)도 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학생들이 이미 데이콤 서비스에 익숙해 있는 상태여서 데이콤에 큰 위협은 되지 않고 있다.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하나의 전화번호를 평생 사용하게 하는 평생번호(0505) 서비스와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로 상품 주문이나 상담 전화를 받게 하는 전국대표번호(1544) 서비스도 데이콤의 틈새시장 발굴 전략에 따라 생겨난 부가서비스들이다. 데이콤이 2003년 가정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른 통신업체들이 그 뒤를 따랐다. 데이콤은 최근 1636번으로 전화를 걸어 상품 이름을 말하면, 해당업체 고객센터로 연결시켜주는 ‘1636애드컬’ 서비스도 시작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주요 도시의 대형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광랜’을 보급하는 전략으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아파트단지까지 광케이블을 깐 뒤, 단지별로 랜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가입자들에게 1초당 1억비트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하게 한다. 데이콤 컨버전스사업부 김선태 상무는 “다른 업체에 비해 속도는 2배 빠르면서 요금은 같다”며 “지난해 11월부터 가입자를 받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가입자가 이미 3만명을 넘었고, 연말까지 10만명을 넘길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의 세계무역센터가 비행기 공격을 받은 911 사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남보다 먼저 투자를 시작한 기업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도 데이콤의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데이콤 관계자는 “같은 공격이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기술 축적을 시작했다”며 “그 결과,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단 틈새시장 개발에 힘입어 회사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지난해 실적 집계 결과, 2003년 2454억원 적자에서 38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 통신업체들의 이익이 대부분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건물을 매각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와이브로(2.3기가 휴대인터넷) 사업은 통신망을 깔지 않고 빌려 쓰기로 하는 등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린 것도 이익 증대에 큰 도움이 됐다. 데이콤은 최근 들어서는 외형 경쟁을 자제해, 주요 통신업체들의 견제 대상에서도 빠졌다. 경쟁업체인 하나로텔레콤의 한 임원은 “데이콤은 데이터통신망 운영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직원들도 근성을 갖게 된 것같다”고 평가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