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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5 15:47 수정 : 2005.02.05 15:47

천문학적인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 끝에 불명예 퇴직한 리처드 그라소 전(前)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의 비서로 일했던 한국계 여성 역시 거액의 급여로 새삼 월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라소 전 회장의 급여 스캔들 진상 조사보고서인 이른바 `웹 보고서'를 통해 그라소 전 회장뿐만 아니라 그의 비서 이모(38)씨도 연간 24만달러(2억4천700만원)의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서 사회의 새로운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댄 웹 전 연방검사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이씨의 급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은 오리건주의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서들이 임금투쟁을 벌인 끝에 1.5% 오른 평균급여가 연간 2만2천42달러라고 이씨의 거액 급여와 비교했다.

임금수준이 높기로 이름높은 월가 금융업체들에서도 연봉 10만달러 이상을 받는비서는 드물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 학력이나 활동 내용이 일반적인 비서와는 달랐다.

빙엄튼뉴욕주립대와 뉴욕법대를 졸업한 이씨는 변호사 자격시험에까지 합격했다.

그라소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NYSE에는 임시직으로 시작했으나 그의 일솜씨는 곧 상사들의눈에 띄어 윌리엄 존스턴 사장 재직시 비서가 됐고 이어 그라소 회장의 최측근으로부상했다.

NYSE 말단직원부터 국가수반급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했던 이씨는 그라소 회장이 싫어할만한 인물은 아예 회장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 NYSE 직원들로부터는 "이대령" 또는 "문지기"로 불렸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그라소 회장으로부터 전적인 신임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가까워 가족들의 휴가까지 동행하곤 했던 이씨는 2003년 9월 급여 스캔들로 그라소 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NYSE에서 몇달간 더 근무하다 결국 퇴직해 음반제작 스튜디오와 헤지펀드 등에서 일했으나 크게 재미를 붙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 월가 인사들은 이씨가 업무상 만나는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절히 대했으나 비서의 영역을 초월해 NYSE 업무 전반을 좌우하는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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